매일신문

한국은행대구지점 붕괴위험 원인은

"설계잘못.구조변경 '총체적 不實'"

지은지 25년밖에 안되는 한국은행대구지점 건물이 붕괴위험에까지 이른 진짜 이유는 뭘까. 단층인 1층 영업장은 무너지지 않도록 철제 빔 22개로 천장을 떠받쳐 간신히 지탱되고 있고 사무실로쓰고 있는 지상5층 본관 건물도 바닥.벽등 곳곳이 갈라져 있어 한두가지 이유로는 설명이 어려운실정이다.

한국은행측은 설계상의 하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상태가 심각한 것은 영업장일 뿐 나머지 부분은 다소 금이 가도 무너질 위험이 있는 정도가 아니란 것이다. 그러나 설계상의 하자만 문제가되면 직접적인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그같은 주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지난 71년 10월 완공된 이 건물은 지하 6백여평을 전쟁등 비상시 특수용도로 쓰기위해 당시 중앙정보부의 진두지휘로 건설, 한국은행은 건물 신축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1층 영업장 옥상에 헬기착륙장이 있는 것도 특수용도에 따른 것. 물론 지하2층은 25년여동안 한번도 특수용도(전시 대통령집무실)로 쓰이지 않았고 헬기도 착륙할 필요가 없었다.당시 건물설계는 서울의 한국개척기술공사가 맡았는데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업체다.건축공사는 한국건업(현재 벽산건설)이 담당, 헬기까지 착륙토록 만든 건물이 설계자체의 문제만으로 붕괴위험까지 맞닥뜨렸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일반적인 지적이다.벽산건설관계자는 1층 영업장에 기둥이 없다고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건축에 대한이해부족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무거운 화강암으로 외벽을 바꾸고 5층 옥상에 건물을 짓는등 구조변경과 지하실 상부(지면)의 옥외주차장사용등이 건물에 무리를 준 것이라고 본 영남대 공업기술연구소의 진단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한국은행은 건물 안전진단과 보강공사를 끝내고 신축계획까지 마련됐으므로 더이상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책임소재는 논외로 하더라도 또다른 부실시공 또는 불법 구조변경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작업은 필요하다 하겠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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