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시론

죽어가는 우리들의 江들

하얗게 죽어 떠있는 한탄강의 물고기는 우리를 한없이 슬프고 노엽게 한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암담한 심정으로 모질고 독한 사람들의 실종된 양심을 볼 수 있었고 그 한두사람의 양심의 실종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크고 충격적인가를 또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보고 싶었던 물 없어져

나는 물과 물고기를 사랑하는 꽤 오래된 낚시꾼이다. 글쓰기와 낚시중에 어느 하나를 택하라면나는 서슴없이 낚시를 택할 정도다. 낚시에 한창 넋이 빠져 있을때 나는 이틀만 물을 못보아도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고기야 잡히건 말건, 그것이 바다건 강이건 나는 우선 물을 보아야 울적하던 심사가 풀렸고 헝클어진 정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그만큼 나는 우리의 물과 그속에 사는여러종류의 귀엽고 아름다운 물고기들을 사랑했다. 그러나 요 몇해전부터 나는 거의 물을 찾지않는다. 물이 싫어져서가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했던 예전의 그 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틈에우리의 강과 바다에는 의당 있어야될 물고기가 없어졌다. 전에는 지천으로 잡혀 귀찮기만 하던피라미 놀래미 따위 잡고기들이 요즘은 아주 귀해져서 꾼들의 환영받는 물고기로 승격되었다. 우리의 바다와 저수지와 강과 개천 등 모든 물들이 오래되지도 않은 불과 몇해 사이에 낚시꾼이 찾지 않을 정도로 물고기가 살지 않는 불모의 폐수로 변한 것이다.

환경 파괴니 식수염 오염이니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공익적인 입장의 거창한 구호를 외치려는것이 아니다. 죽어버린 한탄강을 보고 내가 정말로 노여워한 것은 자연인으로 이땅에 태어나 내가 얼마전까지 풍족하게 즐기던 자연의 일부를 앞으로 여러해 동안 볼 수 없게 된 아쉬움과 서운함 때문이다. 한번 죽어버린 한탄강은 오래토록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어미 고기에서 새끼 고기에 이르기까지 깡그리 독살된 우리의 한탄강에 다시 누치와 쏘가리가 되돌아오자면 어쩌면 수십년의 긴 세월이 필요할지 모른다. 몇몇의 양심 없는 이기적인 도둑들이 우리에게서 맑은 한탄강을 여러해동안 훔쳐가 버린 것이다.

게으른 당국에도 책임

그렇다. 그들은 환경 파괴범이라는 애매한 이름의 단순한 범법자가 아니다. 그들은 당대에 태어난우리 모두의 공유재산인 자연을, 자기의 몇푼의 이익을 위해 몰래 빼앗고 망가트린 파렴치한 절취범들이다. 그들은 폐수를 풀어 강에 사는 물고기만 죽인 것이 아니다. 강 주변의 수만평의 들과농토와 개천을 함께 죽여 우리의 삶의 공간을 폐허로 만든 장본인이다. 나는 그들에게만은 관대하고 싶지 않다. 인간의 사나운 이기심은 설득만으로는 순치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의 물이 오늘 이처럼 못쓰게 된 것은 파렴치한 몇몇 인간의 포악한 이기심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의 사나운이기심을 모른채 외면했던 당국의 게으름과 무관심에 오늘의 이 참담한 결과의 절반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낚싯대 물려줄수 있을지

대통령은 아침 조깅을 즐기고, 농부는 들놀이를 즐기고, 회사원은 등산을 즐기고, 또 어떤 사람은맑은 물에서 낚시를 즐길 권리가 있다. 가장 심하게 오염된 물때문에 낚시꾼은 그러나 요 몇해동안 낚시다운 낚시를 해본 일이 없다. 아마 조만간 우리낚시꾼은 그들의 취미를 포기해야 될지도모른다. 이 부당한 취미 생활 침해에 낚시꾼은 그러나 그들의 불평을 유보한다. 낚시꾼 아닌 더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과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업을 잃은 수많은 어민들과 마실물을 빼앗긴 우리의 가난한 서민들에게 이제는 더이상 경제 수치를 들이대며 참으라는 말만을 되풀이 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좀더 풍요하게 살기위해 우리의 생명을 축낼 수는 없다. 내가 내 낚싯대를 내 아들과 손자에게 물려줄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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