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엔사무총장 연임 어려워

"美의회.공화당 지지반대"

올해말로 임기(5년)가 만료되는 이집트 출신인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유엔사무총장(74)의 再選가도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져 돌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한 그의 연임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이는 클린턴 美행정부가 그동안 공식적인 재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채 암암리에 재선 운동을 해온 부트로스-갈리 총장의 재선에 반대하며 그가 굳이 재선을 모색하면 필요한 경우 안보리에서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더욱이 美 의회와 공화당으로부터 그에 대한 지지반대 압력을 받아온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돌이킬 수 없는 것 이라고 못박음으로써 유엔은 오는 가을 그의 후임 총장 선출이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엔 주관 인간定住회의 등에 참석한후 현재 독일을 방문중인부트로스-갈리총장은 미국의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국제사회의 상당수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재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그의 재선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이제 한마디로 脫냉전후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입장에 反하면서 재선을 강행할 것인지아니면 자칫 불명예스럽게 퇴진할지도 모르는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미국은 부트로스-갈리총장에 대한 재선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하기전에 워런 크리스토퍼 美국무장관등 외교경로를 통해 당사자의 체면을 세워주기위해 부트로스-갈리총장은 물론 이집트와 프랑스등 관계국들에게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부트로스 -갈리총장이 자진해서 재선출마를 포기하도록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紙 보도에 의하면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지난 5월 13일 부트로스-갈리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 대신 임기를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의하고 이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부트로스-갈리총장은 이에대해 임기 1년연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엔의 개혁을 위해서는불충분하다 면서 재선출마를 강력히시사했다는 후문이다.

美 행정부가 지난 70년대 이집트-이스라엘간의 평화협정 체결에 막후 역할을 한 이집트 부총리출신의 부트로스-갈리총장에 대해 임기를 1년 연기하는데 동의하면서도 연임에 반대하는 이유는다음 몇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부트로스-갈리총장이 유엔의 비효율성, 예산 낭비등을 제거하기위한 제도적인 개혁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표면적인 이유이다. 유엔의 연간 정기 예산분담금의 25%%를 부담하고 있는 미국은 그동안 유엔의 비대해진 인력운용과 낭비성 예산에 불만을 갖고 유엔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심지어 미국은 유엔의 자체 개혁이 지지 부진하고보스니아 내전당시 평화유지군(PKO) 활동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등의 이유를 들어 예산분담금과 PKO유지비등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유엔의 재정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즉 미국은 부트로스-갈리총장이 탁월한 인물이지만 유엔 개혁에 대한 비전을 갖고 역동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클린턴행정부는 부트로스-갈리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유엔 개혁이 성과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그의 연임에 반대하도록 강요한 美의회와 공화당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한 그의 재선반대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엔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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