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日정상회담 결산

"懸案우회...'未來초석'다지기"

金泳三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日本총리의 18시간동안 濟州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한-일 양국간과거의 질곡을 벗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 을 위해 새옷을 입는 기분으로 의지를 다지고 초석을 놓았다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로 더욱 절실해진 우호협력의 필요성에 바탕을 두고 양국 정상은 한반도정세를 비롯해 양국관계,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등에 대해 진지하고 폭넓게 협의했다. 또 가까운이웃 으로서의 협력증진을 위해서는 가능한한 자주 만나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자면서 하시모토총리가 金대통령의 訪日을 제의했고 金대통령이 이를 수락, 오는 11월 APEC회의때 회동에 이어 내년 상반기쯤 金대통령의 일본행도 실현될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과거사 문제나 일본측의 망언, 독도영유권 주장등 양국 관계개선의 걸림돌로작용해온 사안들은 슬며시 우회하거나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으로 극복하면서 미래 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를 보였다.

두 정상은 濟州일정중의 3차례 회동에서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양국관심사를 두루 거론했지만 모두 그동안 외교채널을 통해 논의해왔던 것이고 특별한 합의내용없이 다시한번 원칙만 확인하는자리였고, 외무장관간의 별도 실무회담서도 논의만 있었을뿐 현안에 대한 구체적 성과는 없었다.그러나 두 정상이 무엇보다 양국관계에 비중을 두고 △청소년 교류확대 △스포츠및 전통문화분야교류증진 △민간차원의 역사공동연구 △월드컵 관련 정부간 연락체제 유지등에 합의한 것은 이번회담의 주요성과로 기록된다.

또 두 정상은 지난 3월 방콕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에 기초해 앞으로 배타적 경제수역(EEZ)획정협상을 조기착수하고, 對北지원과 北-日수교교섭은 한국과 긴밀히 협의한다는데 합의했다.특히 두 정상은 청소년들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상호이해와 신뢰의 기반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학생.젊은 직장인을 포함한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민간인이 포함된 협의기구 의 설립을 검토시키기로 실무진에 지시하고, 다양한 정규프로그램에의한 청소년교류 인원을 지난 95년현재 연간 4천5백명선에서 2000년까지 1만명선으로 확대시키기로 한다는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또 두 정상은 양국민간 이해를 증진하고 우호친선의 도모를 위해 다양한 스포츠교류와 전통문화분야의 교류를 활성화 해나가기로 했다. 스포츠교류는 선수간의 친선은 물론이고 세계의 이목이모아지는 국제대회에서의 관중 성숙도 함양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역사 공동연구는 당초 우리측에서 정형화된 형식을 원했으나 일본측이 자국내 참여인사 선정난을들어 소극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결국 정부의 간섭없는 민간연구자들의 회의 를 연내에 열고,참여인원을 쌍방 5명씩 10명으로 하는데만 합의했다.

그리고 두 정상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공동개최라는 목표앞에서 양국이 긴밀한 연락체제를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물론 월드컵 공동개최를 활용, 다가오는 21세기 미래를지향하면서 서로 협력.발전하는 관계를 도모하자는 의미다. 그러나 월드컵개최 공동위원회 구성문제는 월드컵이 어디까지나 FIFA에서 주도, 개최국정부가 너무 앞서 나갈 사안이 아니라는데의견을 같이 했다.

결국 노타이 차림의 격의없는 이번 濟州회담이 모양 좋고 소리만 컸을뿐 구체적인 열매가 부족하다는데서 과거 여러차례 한-일정상회담의 합의처럼 흐지부지될 개연성도 많다. 그러나 눈앞에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는만큼 종전과는 훨씬 다른 분위기에서 이번 회담을통해 양국 정상의 미래협력 의지 가 반영된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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