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

過去 우회한 濟州회담

濟州에서 열린 金泳三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의 韓日정상회담은 예상했던대로 현안은 우회하면서 21세기의 미래만은 돈독한 우의로 협력할 것을 강조한 현실적인 회담이었다.

이번 회담은 한국에 대해 명백한 죄를 지은 일본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과와 반성은 하지 않았지만 과거의 무게를 안고 미래의 꿈을 여는 수준에서 양국관계에 미래지향적 초석을 다졌다고말할수 있다.

이번 회담은 노타이 콤비차림이 말해주듯 심도있는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주말만남으로 또 월드컵축구의 공동개최를 자축하는 가벼운 모임이었다. 그러나 두 정상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기획되고 예정된 것이었기 때문에 양국 국민들의 시선을 위해서도 여러가지 문제들을짚고 넘어가긴 했었다.

두 정상들은 월드컵경기를 비롯해서 韓.日관계, 북한문제, 4자회담, 전통문화 교류문제, 역사연구,어업협정, 배타적 경제수역선포, 北日수교, 종군위안부문제등 모든 문제를 한번쯤 거론하여 설명하고 평가를 내리는등 관심을 보이긴 했었다. 그러나 그 수준은 어물쩍 이란 낱말이 가장 정확할 정도로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었고 과거의 것을 뛰어 넘지는 못했다.

우리가 가장 중시해온 역사인식문제와 종군위안부문제는 하시모토총리의 정치성향과 개인적 사상때문인지 몰라도 우리 국민들의 느낌에 감동을 주지 못했다. 그는 여성들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준 일로 이 문제만큼 깊은 상처를 준 일은 없다 고 말했지만 이어 우리는 과거의 무게를 안고 월드컵축구의 공동개최를 계기로 미래에 대한 꿈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며 장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말끝을 흐려 버렸다.

무릇 국제정치나 외교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하시모토총리의 허심탄회한 인식이 이번 기회에 좀더 선명하게 노출되었으면 양국 국민들의 신뢰가 두터워질수 있지 않았을까싶다. 왜냐하면 하시모토총리의 발언강도로는 일본내의 극우파및 국수주의자들의 인식을 바꿀수없을 뿐더러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망언행진을 멈추게 할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은 한.일 두나라가 불행한 과거와 또 좀처럼 씻을수 없는 앙금이 가라앉아 있지만 이를애써 극복하면서 미래지향적 자세를 곧추세운 것만해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위안부.독도.경제수역등 불편한 문제들은 시간을 갖고 논의하되 특히 월드컵, 4자회담, 북.일수교등 당면한 현안들은 협력을 바탕으로 심도있게 의논해 주기 바란다. 그 결실은 양국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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