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柳宗鎬 칼럼

지혜로운 歷史的 기억

옛 東歐圈권이 이스라엘 관광객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80년대 중반의 일이었다.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보조금을 주어가며 폴란드로의 고등학생 수학여행을권장하였다. 강제 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살아남은 생존자가 특별 안내원이 되어서 떠나가는 이 여행을 산 者의 행진 이라 불렀다. 죽음의 행진을 상기시키는 호칭임은 말할 것도 없다.

산 者의 행진 에 비판

학생들은 우선 바르샤바로 비행하여 옛 유대인 거주지역을 방문한다. 거기서아우슈비츠나 트레블링카로 가는 것이 순서다. 이스라엘이란 글씨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국기를 흔들고 國歌를 부르며 학생들은 앞장선 강제 수용 경험자를따라 수용소 자리를 행진한다. 옛 화장장 언저리에서는 국기를 쳐들고 이스라엘軍人의 안전을 위해 특별기도를 드린다. 이어서 死者를 위한 전통적 기도문인 카디시를 왼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학생들은 더욱 확고한 시온주의자가되었노라고 소감을 밝힌다.

이렇게 몇해가 지나고 나서 산 者의 행진 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어린이로하여금 미래에 대처하도록 가르쳐야지 맹목적 증오라고 해석될 수 있는 것을가르쳐서야 되겠느냐는 비판이었다. 과거가 사회의 미래와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지배적 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였다. 비판의 물꼬를 처음 튼 사람은 자신이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였다. 아마도 그의 고난 경력이 비판의 용기를가능하게 한것인지도 모른다.

처음엔 혹독한 비판을 받았으나 차츰 동조자가 불어났고 라빈內閣 첫 敎育部장관은 90년대초 모든 아우슈비츠 학생 단체 여행을 취소시켰다. 그후 이 여성장관은 극렬 종교인들의 압력으로 퇴임하였다는데 다시 강경파가 집권한 요즘 그쪽 사정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혹한 집단적 정신 外傷경험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경우는 특이하다.종교와 결합한 종족 정체성의 문제를 민족주의와 결부시키는 것도 무리이긴 하다. 그러나 민족주의는 강렬한 정서반응을 일으키게 마련이고 그러한 면에서그들의 의식적 과거 기억은 정도의 차이일뿐 종류의 차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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