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대구에는 문화의 거리 가 있다.아직은 이름에 비해서 뭔가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 거리에서 열리는 많은 전시회나 행사를보면 그런 이름을 붙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거리의 반월당 쪽 입구에는 조금 작다싶은 장승이 길 안내를 하며, 건들바위 쪽 입구에는 화단위에 안내판과 함께 비너스 모형을 세워 다른 거리와 다른 무엇을 보이고 있다.대구에서 조형물이나 어떤 모형이 있는 거리는 이곳 뿐이며, 아마 특별히 생각하여 비너스 모형을 세워놓은 것 같다. 그만큼 배려가 있다는 뜻이리라. 그러나 무슨 조형물이든 설치할 때는 뜻하는 바가 있으며, 그 자체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이곳의 비너스도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 있을 터이지만 왜 저걸 세웠으며 저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다. 보고 한 수 배우라는것인지, 뛰어난 예술품이니 모조품이라도 보란 것인지 아리송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열심히 추구해온 그 무엇의 상징인 것 같기도 하다. 어떻든 어색하기만 하다.햇빛 쏟아지는 한 낮이나 비오는 날 저녁, 또는 쌓인 눈 녹아 내리는 어느 오전에는 참담한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면 심한 표현일까.

이왕 무엇을 두고 싶다면 남녀노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우리 것을 찾아보면 어떨까. 우리의자연과 삶과 뿌리에서 우러난 우리의 문화 말이다. 프로들이 머리 맞대면 쉬운 일이겠지만 바쁘니까 겨를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내친 김에 짬없는 얘기를 하나 해본다. 화단자리에 돌을 쌓아 높이고 몇 개의 솟대를우뚝 세우고, 주위를 깨끗이 한다면 어떨까. 아니 그보다도 이 시대의 새로운 전통이 될 그 무엇을 창조하여 세운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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