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木曜칼럼-世風

"우리시대의 善知識은 어디에..."

요즘 우리는 저마다 제 팔 제 흔들고 제 갈길 각각 가는 지극히 이기적인 시대를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전국 어디랄 것 없이 흘러 넘치느니 自己주장이지만 막상 이웃과 사회를 걱정하는 마음만은 엄청사그라들고 있는 것만 같다.

그렇게 보아 그런지 잇따르고 있는 人面獸心의 성폭행사건에도 사회적 공분이 폭발되기보단 냉담하게 각각 제 볼일에만 매달리는 것으로만 보인다.

제팔 제흔드는 시대

무역 역조라면서도 일부 부유층의 분수넘치는 사치풍조에도 심드렁하긴 마찬가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산품 애용 을 외쳐대고 어쩌다 벌어진 성희롱에도 흥분하던 이 백성들이 그사이 이렇게나 세계화되고 性에 개방된 현대인이 됐단 말인가. 아니면 하도 많이 밀어닥친 충격에 웬만한일에는 면역성을 갖게된 탓일까.

어쨌든 최근의 우리 사회는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질서나 도덕률을 포기하는 것을 자유화이자선진화의 과정쯤으로 착각하는 경향마저 없지 않은 것같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도하 신문, 방송에 무역 역조등의 관련기사가 떡칠 하듯 연일 터져 나가도 아랑곳 없이 21세기에 대비한 장밋빛 비전 제시에 여념이 없는가 하면 大權경쟁을 앞둔사전포석에 넋이 나간듯 하다.

그처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TV, 신문들도 거대 자본과 결탁한 상업주의에 탐닉한채 좀 더 많이 입고, 연애하고, 먹고, 놀러다니라고 부추기는게 일상화 돼 보이긴 마찬가지다.전국 어딜가나 먹는 타령이요 재미있는 삶을 추구하자는 분위기 일색이다.

나라 전체가 어떻게 하면 잘먹고 잘 살 것인가 라는 말과 글로 뒤덮여 있을뿐 이렇게 살아야한다 는 삶의 지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아 왠지 걱정스럽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처럼 풍요로운 시대에 무슨 케케묵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게 아니다.물질 풍요에 人生말살

더욱 풍요로운 미래를 기약하고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고삐를죄고 자칫일탈하기 쉬운 세상살이에서 이웃과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한다. 그래야만 요즘처럼 人性이 말살되는 사회상을 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웃 日本人의 정신세계 저변에는 여전히 武士道정신에 바탕한 國士정신이 흐르고 있다한다.자유분방한 美國의 경우도 그 밑바닥에 깔린 청교도 정신을 바탕으로한 근검, 절약과 박애정신이유사시마다 유감없이 발휘, 강대국의 저력이 되고 있음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프랑스의 애국정신 또한 그나라를 결집시키는 큰 힘이 되고 있거니와 그렇다면 우리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란 말인가.

없다 .

굳이 내세우자면 5.16이후 새마을 운동을 벌이면서 조국근대화의 기치아래 다짐했던 우리도 잘살아보자 던 다짐이 고작이라고나 할까.

5천년 한 맺힌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번듯하게 차려입고 세상 유람 다닐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일하자고 다짐했던 그 마음 뿐 과거에서 현재로 관류하는 우리의 생에 대한 지표 는 없다.그래서 그런지 남의 나라 사람들이 돈을 벌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빈민을 구휼하는 동안 우리네졸부들은 이태리 가구에 옷 치장, 보석 장신구 타령에 영일이 없는 듯하다.

삶에 대한 지표 절실

이래서야 될 일이 아니다. 누대를 걸쳐 관류하는 정신 이 없어 그렇다면 누군가가 지금이라도21세기를 앞둔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 고 외치기라도 해야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든다.불행히도 우리 주변에는 외국의 사례까지 들먹이며 時流에 편승, 사치 풍조는 開放의 어쩔수 없는 산물 이라는 식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무기력한 지식엘리트층은 많지만 인간다운 사회, 건강한삶을 위해 불같이 꾸짖을수 있는 善知識은 아주 드문 것 같다.

소크라테스가 2천여년전의 아테네 거리를 헤매며 진리를 설파하듯, 元曉스님이 서라벌의 골목들을 누비며 몽매한 백성들을 깨우쳐 주듯하는 大德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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