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증권관련 제도가 40여년만에 전면적인 수술을 받게 됐다.자본시장의 핵심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증권제도가 대대적으로 개편됨에 따라 앞으로 기업과 증권회사는 물론 투자자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제도개편의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이번 제도개편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문민정부 들어 증권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실시했으나 규제완화가 피부에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 규제완화에서 한차원 높여 증권제도 전반에 걸쳐 기본틀을 바꾸어 증권제도의 자율화.선진화를꾀하기로 했다.증권감독원장이 기업공개와 관련돼 구속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 제도개편을 앞당기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제도개편으로 증시의 시장기능이 제고되고 증권업무의 투명성.객관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에 의한 주식공급물량 조절제도가 폐지되고 공개 및 증자가 자율화되면증시가 공급물량 과다로 더욱 침체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피상적으로 보면 그런 우려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개요건을강화, 재무요건과 자산가치 및 수익가치를 상향조정했기 때문에 우량기업 중심의 공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공급물량이 과다하게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공개를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에 달하는데 이번 요건개선으로 이들기업이 모두 공개가 가능한가.
▲현재 기업공개를 희망하는 회사중 증권감독원이 기업공개의 준비단계로 감사인을 지정한 회사는 2백여개에 달한다. 이중 금년중 공개가 가능한 기업은 1백2개에 공개물량은 약 2조2천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기업가운데 공개요건의 강화로 공개가 가능한 기업은 25여개사에 공개물량은 약 5천억원에 그치게 된다. 따라서 이같은 물량은 이미 예고된 금년도 공개물량과 비슷하기 때문에 증시에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식 가격결정방식의 자율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현재 주식 공모가격은 주간사회사인 증권회사가 1차 산정, 증권관리위원회에제출하면 증관위는 자산가치, 수익가치, 상대가치 등을 참고한 산식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같은 제도가 폐지되고 발행회사와 주간사 증권회사가 협의해 공모가격을 자율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증권회사별로 공모가격의산정방식이 차이가 나게 되며 실제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가격을 산정한 증권회사는 투자자들이 외면하게 되고 발행주식을 인수했을 경우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공모주청약예금을 폐지하게 되면 증시는 물론 이 자금을 활용하고 있는 투신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데.
▲그동안 주식발행은 공모금액과 시가에서 큰 차이가 남에 따라 공모주청약예금가입자들에게 큰 혜택이 주어졌다. 그러나 앞으로 주식 공모가격 산정이 자율화되고 시가공모제가 도입되면 이같은 혜택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공모주청약예금의 폐지는 불가피하게 된다. 공모주 청약예금이 폐지되는 2000년부터는 일반투자자들은증권시장에서만 주식을 사들일 수 있게 된다. 또 지난 5월말 현재 투신에서 청약예금 잔액 7조7천억원가운데 2조4백90억원을 연리6%%로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에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정부가 증권시장에 대한 직.간접적 개입을 지양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정부는 증권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는 것인가. 특히 미국의 블랙 먼데이와 같은비상적 상황이 발생할 때도 팔짱을 끼고 있게 되는가.
▲정부는 그동안 걸핏하면 증시안정대책을 발표했으며 증시가 침체되면 기관투자가들에게 매수우위를 유지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는 물론 감독원 등 증권관계기관도 증권시장의 기본정책만을 결정하고 사후 감독권만을 행사할뿐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이같은 직.간접적 개입을 하지 않게 된다.다만 비상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정부가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 그만큼 위험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정부는 현재 6%%인 가격제한폭을 내년 1.4분기중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전단계로 오는 10월부터 8%%로 확대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위험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가격제한폭을 확대한이후 분석해본 결과 가격변동폭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제도 개선을 종합해볼 때 증권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는가.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 제도개선은 증시부양책이라기 보다는 발행.유통시장의 제도적 개선책이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2부종목의 신용이 허용되고 정부가 앞으로 수요진착책을 마련하게 되면 증시는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투자자, 기업, 증권회사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나.
▲앞으로 투자자들은 정부나 증권당국에 부양책을 호소하는 것보다는 자기책임하에 투자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들도 재무구조를개선하고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증권회사들은이번 조치가 무한경쟁의 시대를 예고하는 것인 만큼 철저하게 경쟁력 강화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