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들에 대한 최근의 보도는 우리에게 엄청난충격과 불안을 가져다 주었다. 성범죄 발생률 세계3위인 나라에 성폭력의 50%%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에 여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불안함을 넘어 공포감까지 느끼고 있다. 위기의식을 감출 수 없는 부모들은 자신의딸의 보호 를 위해 갖가지 배려를 한다. 남자가 원장인 예능학원, 남자 과외선생, 독서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매일 밤마다 자녀를 자가용으로 하교시키는 등의 행동변화를 보이고 있다.

부모들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딸의 안전 을 위한 당연한 반응이라 하겠다.그런데 내 딸 잘 챙기는 것 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것이다. 성폭력문제는 자신의 딸에게 조심시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부모 자신들은 자신이 지닌 왜곡되고 이중적인 성의식을 바꾸어야 한다.아버지가 사업상의 이유 등으로 유흥업소를 출입하면서 딸의 안전 을 걱정한다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부모가 남성들의 왜곡된 성행동은 묵인하면서 여성의 엄격한 성윤리를 강조하는 이중적인 가치관을 소유하고 있는 한 성폭력범죄는 계속 양산될 것이다. 아들을 선호하고 딸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부모의 행동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하찮은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풍토를 양산한다는 사실또한 인식해야 한다.

문제의식을 가진 부모들이 건강한 자녀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할수 있는 일도 찾아 보아야 한다. 성폭력 문제는 당한 여성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공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상회나 아파트 부녀회, 혹은 학교학부모회 등을 통해 주변의 부패업소를 조사하고 고발하는 일, 왜곡된 성의식을양산하는 TV광고나 드라마를 함께 보고 방송국에 편지쓰는 일 등 공동의 실질

적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대구효성가톨릭대 전임강사.여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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