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박 먹는 방법부터 가르치자

몇년전 수박이 한창 물이올라 맛있을 무렵 중국 청조(淸朝) 마지막 황실의 전의(殿醫)였고 북경대 학 의대 종신교수인 노부부가 대구 약전골목을 예방한적이 있었다.

그때 그 한의학의 대원로는 이런 충고를 남겼다.

한국사람들은 수박먹는 방법을 잘못 알고 있다

그분의 지적은 한국인들의 수박먹는 모습을 보면 거의 대부분 단맛이 나는 붉은 부분만 먹고 껍 질쪽에 붙어있는 흰속살은 버린다는 것이다. 그게 잘못됐다는거다.

수박이 갖고 있는 이뇨.청열등 한방적 약리 성분이나 곡기와 같은 소위 저마다의 먹거리가 지니 고 있는 기(氣)가 붉은 속살보다는 붉은속살과 겉껍질 사이의 흰속살에 주로 들어있는데도 사람 들이 그쪽은 단지 맛이 싱겁다는 이유로 아깝게 버린다는 것이다.

요즘 한창 수박이 제철이어서 웬만큼만 크면 한통에 만원 가까이 줘야 맛볼수 있으니까 5원(元) 이나 10원(元)만 주면 수박맛을 볼수 있는 중국서민들과 비교해보면 한국사람들은 소득이 높다고 는 하지만 근 10배 가까이 비싸게 사먹으면서도 먹는 방법이 어리석어서 알짜배기 부분을 버리고 쭉정이만 먹고 있는 셈이다.

건강, 건강 하면서도 막상 먹거리를 먹을때는 입맛만 쫓아가는게 요즘 우리의 식문화(食文化)의 모습이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의 입맛은 그나마 신토불이 음식맛을 잊지않고 있는 어른들과 또 달라져 있 다.

아마도 오늘 저녁부터라도 수박을 쪼개놓고 식구들이 둘러앉았다면 어른들은 중국 최고의 한의학 대부가 깨우쳐주는대로 한번쯤 껍질쪽 흰속살을 드셔볼지 모르나 아이들은 먹거리의 기(氣) 얘기 보다는 혀끝의 맛만 쫓아 흰살은 쉬먹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2세들의 먹성이 바뀌고 있고 이미 많이 바꿔져 있는 건 이제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김치보다는 야구르트로 유산균을 취하려 들고 찹살떡보다는 피자나 햄버거 빵조각을 먼저 집어드 는게 요즘 우리 아이들이다.

생명은 자연의 순리에 의해 생성되고 유지된다. 바이오리듬 이란것도 생명체가 자연의 순리에 생 태적으로 적응해가는 불가사의한 반응을 두고 나온 이론들이다.

콩이나 도꼬마리의 꽃봉오리가 낮8시간 밤16시간 또는 낮8시간 밤40시간으로 24시간 주기의 배 (倍)시간 상태에 두었을 경우는 밤이 길어도 꽃봉오리가 맺히지만 낮8시간에 밤18시간 또는 낮8 시간에 밤 52시간처럼 24시간 주기를 벗어난 생태로 두면 똑같은 실험장소에서도 꽃봉오리가 분 화되지 않는다.

생물의 체내반응이 지구의 기본주기인 하루24시간 리듬을 타야 꽃이되고 열매가 열리는 생명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강남콩을 암흑동굴속에서 키워도 아침시간이면 잎이 펴지고 저녁시간대에는 잎이 닫히는 수면운 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생명체의 현상에서 바이오리듬이 착안됐다.

요즘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고들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지금의 신세대들이 40~50대가 됐을때 과연 지금어른세대보다 평균 수명이 더 길어 질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진단을 한다.

지금의 노장년세대는 최소한 오늘날의 각종 공해, 즉 오염된 공기나 물, 인공으로 만들어진 인스 턴트 음식, 그리고 스트레스가 없던 신토불이의 자연조건 상태에서 30여년을 살아왔다. 그만큼 세 포가 건강하고 충실하다. 특별한 질병만 현대의학으로 커버해주면 생명력이 매우 길게 연장될 수 있다.

각종 의약품의 약효도 무공해에서 성장된 체질인만큼 면역성에서 역가가 높다. 그러나 지금의 신 세대들은 태어날때부터 공해속에 던져진다.

모유대신에 가공된 소젖을 먹고 병원의 그리 깨끗치 못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 자라면서 먹고 마 시는 것은 착색 아이스크림이나 튀긴 햄버거와 가공음식들이다. 어른들은 껍질째 먹었던 과일도 농약땜에 덤성덤성 껍질을 벗겨내고 먹거나 깡통에 합성보존료와 함께 저장된 가공과일을 먹는 다. 거기다 수박마저도 달고 맛있는 쪽만 먹는다.

그래서 어른세대보다 세포가 더 건강하다고 믿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 일부 영양학자들이 걱정하 는 평균수명진단의 논리다. 벌써 소아들에게 성인형 질병이 나타나고 있는 것들이 그러한 우려의 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먹거리 선택의 지혜 그리고 식생활 방법을 가르쳐야 할때다. 더 늦기전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만든 집음식을 먹이고 유해할수록 더 달콤한 입맛의 유혹에 쉽게 무 너지는 나약함대신 신토불이와 자연의 생명법칙을 따르는 인내와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 다.

울고 보채기만 하면 유해음식도 헤프게 사주는 과잉보호는 지혜로운 자식사랑이 못된다. 우선 오 늘 당장 수박부터 흰속살까지 먹도록 가르쳐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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