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위해 국가적인 사업으로 추진중인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 개발을 촉진하기위해 홍콩을 중심센터로 활용, 외국자본 유치에 본격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경제개방의 실험케이스인 나진.선봉 특구가 북한전체의 노력과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투자외면으로 특히 인프라건설 등이 부진하고 투자유치 실적이 아직미미하자 홍콩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대에 대한 투자촉진을 위해 홍콩을 방문중인 金正宇 북한 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차관급) 겸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29일에 이어 30일 북한은우선 빠른 시일내에 홍콩에 무역사무소와 같은 형태의 기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고 밝혔다.
북한은 우선 홍콩 주권이 반환되기전에는 자신들과 사업을 계속해온 재미교포 元鎬榮씨가 운영하는 영트레이딩이라는 민간 회사에 대외경제협력추진위의무역사무를 위임하고 주권이 반환되면 정식 무역대표부를 개설,영사업무 등 외교기능도 수행케 할 방침이라고 元회장은 설명했다.
이 지대 개발총책임을 맡고 있는 대외경제협력추진위는 지난 94년 중국 북경과 廣州에 지사를 설치했는데 실적이 부진하자 廣州지사를 홍콩으로 옮겨올 구상인 것같다는 것이 한국 무역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북한이 홍콩을 외국 기업 투자유치의 중심센터로 택하려 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기업의 미온적인 반응으로 지난 91년 착수한이 지구의 개발이 큰 진척을 보이지 않자 외국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창구개설이 절박해졌음이 엿보인다.
실제로 이 지구에 대한 투자계약은 지난 5월말 현재 49개건에 3억5천만달러로 알려졌으나 6월 현재 실제 투자액은 3천4백만달러에 그쳤다고 대외경제협력추진위의 黃正男과장이 시인했다.
이는 한국기업이 이 지대에 대한 투자계약을 해놓고 한국정부의 금지조치로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태국의 녹슬리 그룹이 이 지대 통신설비 공사를 계약한 것도 한국의 삼성그룹이 계약이행을 미뤄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이들은 北-日 수교후로 투자를 미루며 관망적인 자세로 타당성 검토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 투자유치에 다급한 북한으로선 일본기업은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대상일뿐이다.
홍콩방문에 앞서 일본을 방문했던 金正宇위원장은 일본기업의 이러한 태도를확인하고 상당한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에 홍콩은 페레그린 투자개발사가 북한의 대성은행과 합작으로 올해초 평양에 대성-페레그린 개발은행 지점을 설치했고 오는 9월 나진.선봉지대에 본사를 개설할 예정이고 몇몇 기업들이 투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을 택하려는 다른 이유는 홍콩 주권이 내년 7월 중국으로 반환된다는 점이다.
주권반환후에는 지금과는 달리 외교상의 문제가 없으며 북한이 활동하기에 편리하며 이에 대비해 지금부터 무역대표부설립의 발판을 마련해둔다는 정치적계산이 깔려있다고 볼수 있다.
金正宇위원장이 이번 설명회에서 북한과 홍콩은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데도그동안 제도적인 차이때문에 별다른 경제교류가 없었다 고 전제하고 그러나내년에 주권이 반환되면 제도적인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고 정치적인 환경이좋아지고 있다 고 말한 대목에서 이같은 계산을 읽을 수있다.
홍콩이 세계적인 자유무역항과 아시아금융중심지로 발전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명성도 북한으로선 배우고 따르고 싶은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될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같이 홍콩을 외국자본 유치 중심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에는문제점도 적지않다.
북한 대표단은 이번 홍콩방문에서 허치슨 그룹을 비롯해 다수의 홍콩 기업들을 만나고 다니며 인프라 투자를 적극 권유하고 있으나 홍콩 기업들은 선뜻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콩 기업들은 금융과 부동산,서비스업 중심으로 나진.선봉지대에 대한 인프라건설에 적합할지의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북한은 이번 설명회에서도 이 지대의 장밋빛 사업 전망을 누누이 강조하며 외국투자기업들에 대해 최고의 조건과 시장경제 활동의 1백%% 보장제안을 내놓았으나 문제는 믿을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번 설명회에 참가한 한국기업 관계자들은 그동안 북한과의 거래를 통해 대금결제등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국기업들이 북한과의 거래에서 받지못한 금액이 최소한 1억달러는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들은 또 북한과의 거래에선 문제가 발생하면 그동안 상대하던 파트너가 종적을 감춰버리고 심지어는 담당 기구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북한 대표단도 북한은 종전의 舊 蘇聯을 비롯한 동구권과의 교역에서 대금결제를 명확히 하지 않은 나쁜 습관이 배어있다고 시인할 정도이다.
당장의 북한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조사차원에서 이번 설명회에 나왔다는 한국기업관계자들은 북한은 외국투자를 제대로 유치하기위해선 對서방부채를청산하는등의 노력을 통해 국제경제사회에서 신뢰를 구축하는것이 급선무라고입을 모으며 북한의 홍콩 활용 전략의 성패가 이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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