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석탑은 2층 기단의 3층 석탑이 전형이지만 그 외에 어떤 돌을 어떤 모양으로 다듬어 쌓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잡석을 차곡차곡 네모나게 몇층을 쌓아올린특이한 탑이 있는데 나 혼자는 민탑이라 부른다. 서툰 솜씨지만 꾸밈없이 정성만으로 민초들이쌓아 올린 탑이기 때문이다. 아직 학술적으로 본격적인 조사나 연구가 된 것은 없고 개략적인 조사는 있었던 것 같으며 특수 형식의 석탑으로 분류한다. 또 일부에서는 고구려 시대의 무덤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옛 무덤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러한 탑은 우리나라에서는 안동 의성 산청의 세 곳에 있는데 일본에서도 발견되었으며어떤 것은 감실을 만들어 석불을 모시기도 하였으며 지금도 일부 석불이 남아있다. 석탑은 평범한 산자락 아래나 계곡 옆 좁은 평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위에 있는 막돌을 손닿는대로 쌓아 올렸으나 상륜부에는 원형을 알수없도록 허물어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셋뿐인 특별한 석탑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한적한 곳에서 군데군데 허물어지고 이끼 낀 이 민탑은 보통 일반형 석탑에서느끼는 종교적인 위엄을 찾아볼 수도 없고 세련됨이라는 것은 거리가 멀다. 소박하고 단순하여처음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우리민족의 원초적 종교행위인 돌쌓기가 석탑세우기의 원형이기때문인가? 어느 탑이든지 세울때부터 기원을 담지 않는 것이 없지만 누구나 찾기 쉬운 곳에 백성들의 소박한 꿈을 쌓아 올린 탑이라서 그런지 천년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무슨 소원이라도들어줄 것 같다.
우리 시대의 어떤 것이 이처럼 오래 남아서 이 시대 민초들의 마음을 후손들에게 전해줄 탑이 될까? 아니 무엇을 쌓을 마음의 여유라도 있을까?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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