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우리나라의 3대 일간지 간에는 재벌신문 , 언론재벌 논쟁이 벌어졌다. 재벌이 언론을 소유하거나, 언론이 재벌화 되면 언론은 국민들이 바라는 국정감시의 역할을 잘 할 수 없다는주장과 언론의 역할수행과 소유구조는 그렇게 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필자는 이논쟁의 시비를 떠나서 3대 일간지간의 서로에 대한 이와같은 논쟁을 환영하고 싶다. 이번 논쟁으로 외부의 비판을 허용치않는 언론계라는 성역이 무너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사회의모든 분야가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오늘에 있어 유독 언론계만이 성역으로 남아있다는것은 언론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3대 일간지 논쟁 환영
이웃 일본에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3대 일간지(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가 있고 이 세 신문이 일본 전국을 석권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우리의 경우와는 달리 이 세 신문은 전후줄곧 철저한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좌우파의 정치가들이나 사회운동가들 뿐만 아니라 학계와문화계 중진인사들의 3대 신문에 대한 비판은 매우 신랄한 것이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첫째로 일본의 3대 신문이 역사적으로 일본을 잘못 이끌어 왔다고 고발하고있다. 일본의 3대 신문이 전전 일본의 군국주의와 침략전쟁에 어떻게 협력하였는가를 상세히 기록한 글을 학술지, 일반잡지, 단행본들에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1930년대 초 일본의 관동군이만주의 일본철도를 스스로 파괴해 놓고 이것이 중국군의 소행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만주전역을점령하였을 때 일본의 3대신문이 관동군의 이와같은 사실은폐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는가를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후에도 이 세 신문이 일본 국민들이 알아야만 할 사실을 보도하지 않거나 왜곡 보도한 예를 들어 여론을 어떻게 오도하였는가를 비판한 글들이 상당히 많다. 마이니치 같은 신문은 1970년대 초 일미간의 오키나와 반환협정의 내용에 관해 스쿠프를 했으면서도 이를 보도하지 않은 사실이 나중에 밝혀져 식자들의 집중공격을 받았고 이러한 공격의 여파로마이니치의 발행부수는 크게 감소하였다.
일본에선 비판의 대상
일본의 신문 분석가들은 일본 신문이 이와같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는 원인을 신문의 소유구조뿐만아니라 취재구조와 수입구조에서도 찾고 있다. 취재원과 취재기자들의 밀착이, 재벌과 같은대광고주에의 수입의존이 어떻게 신문의 역할을 제약하고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글들이 수없이 많다. 일본의 3대 신문은 어느 한사람이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아사히와 요미우리는 이 신문사 사람들의 공유구조로 되어 있고 마이니치는 여러 공익 기업들이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3대 신문은 소유구조에서 나오는 문제점은 상당히 극복하고 있으나 취재와 수입구조에서 나오는 문제점을 앞으로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소유 분석한 글 많아야
필자는 한국의 3대 신문이 일제 식민지시대, 군사독재시대, 그리고 오늘날의 문민민주주의시대에어떻게 여론을 오도해왔는가를 지적한 글을 본 일이 없다. 일본 東京大學의 총장이나 교수들과는달리 한국의 최일류대학의 총장이나 교수들은 신문을 비판하기는 커녕, 건드리기를 꺼려하고 있다. 한국의 3대 신문이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공헌하지 못했다는 말이 아니다. 한국의 신문은역사적으로 이 두 운동에, 특히 민주화 운동에 크게 공헌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신문들이일제에 협력하고 군사독재에 협력한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기록하고 이러한 일이 일어난 원인을 신문의 소유, 취재, 수입구조 등에서 분석한 글이 우리나라에서는 왜 나오고 있지 않은가? 그 중요한 이유의 하나가 이러한 기록과 분석을 허용치 않는언론의 성역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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