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20세기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훌륭한 어머니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가? 우리에게 과연 훌륭한 어머니의 모델은 있는가? 한 아이의 어머니인 필자는 방황하는 한국의 어머니들을 보면서 종종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갓 태어난 아이의 어머니들까지 과외열풍 에 시달리는 것이 요즈음의현실이다.

2백만원을 웃도는 교구(어린이 장난감)를 사주지 못해 고민하는 어머니들, 2세 이전에 한글을 익혀야 한다며 아이가 돌이 되기도 전에 과외선생님을 모시는 어머니들, 아이의 놀이 과외 를 위해 놀이연구회인가 하는 놀이 과외학원을 찾는 어머니들, 그야 말로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인 곳에는 어디서나 과외공부가 시작되고, 어머니들이 고민하는 자녀교육의 중심 주제는 과외선생, 과외비, 과외학원이 되어있다.

값비싼 영재교육 상품을 사주지 못하는 어머니들은 자신의 아이가 혹 이것 때문에 다른 아이보다 뒤질까 불안하고 초조해하며, 자신의 어려운 주머니 사정을 한탄한다. 영재주의 를 부채질하는 상혼들은 구미를 돋울 갖가지 메뉴를 가지고 어머니들을 공략한다.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놀이와 함께 하는,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교육이라며 어머니들을 유혹한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현란한 광고의 숲속에서 어머니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한다. 영재 라는 브랜드가 붙은상품을 사면서 어머니들은 이 영재상품 이야말로 자기 아이를 영재와 비슷하게 해줄 것이라 꿈꿀 뿐이다.

그런데 이 영재가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이가 영재가 된다는 것이 그 아이의 일생에 어떠한행복을 가져다 주는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영재에 대한망령 은 소수의 승리를 위해 대다수를 패배시키는 제로 섬 게임(Zero-sum game), 결국 우리 모두를 지치게 하는 피곤한 소모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효성가톨릭 대전임강사.여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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