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 네명중 한명은 암으로 사망하고, 암 사망자 네명중 한명은 위암(胃癌)으로 목숨을잃는다. 남자 암환자의 30%%, 여자 암환자의 18%%가 위암 환자이다. 매년 6만명 이상이 새로운 위암 환자로 진단받고 있고, 위암으로 매년 1만2천여명이 숨지고 있다.
한마디로 위암이 우리나라 암 사망 원인 제1위라는 말이다.
위암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잘 걸린다. 남녀 발생비율은 대략 2대1정도. 연령층으로 보면 50~60세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조기 위암은 4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한때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에서도 위암이 암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미국의경우 1930년 암 사망자중 38%%가 위암이었을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면서야채 과일등 신선한 식품을 섭취할 수 있게 되어 위암 발생빈도가 20%%이상 줄어들었다.우리나라의 경우, 냉장고도 널리 보급되었고 또한 음식문화도 급격히 서구화되어가고 있는데도여전히 위암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도 우리의 식생활 습관이 짜고 매운 음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동양인에게 위암이 많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민족간 유전형질의 차이라는 설(說)이 가장 먼저제기됐었다. 우리나라와 일본등 동양권에서 위암이 많다는 사실과 서구인에게 많은 O형 혈액형에서는 위궤양이 흔한 반면 우리나라 사람에게 많은 A형에게서는 위암환자가 많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이 이론의 근거였다.
그러나 하와이 거주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 이민 1, 2, 3세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형질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암발생률이 1세는 일본 본토 사람들과 비슷하고, 3세는 미국인과같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학설의 과학적 확실성은 깨지고 말았다.
즉 위암 발생에는 유전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우리는 음식을 통해 많은 발암물질을 섭취하게 된다. 여러가지 화학적인 발암물질과 특히 식품속에 들어 있는 방부제 착색료 방향제 등에 포함된 질산염이 주범이다. 질산염은 위속에서 나이트로스아민이라는 발암 물질을 생성하여 위암을 일으킨다.
이들 발암물질의 발암 작용을 돕는 것도 있다. 다름아닌 짜고 맵고 탄 음식이다. 이같은 사실은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
소금은 가장 널리 알려진 위암 유발요인 중 하나다. 이것은 미국에서 냉장고 보급률과 위암 발생빈도가 정확히 반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옴으로써 입증된 것이다.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식품을장기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서 소금에 절여 두는 전통적인 염장법이 퇴조, 소금섭취가 줄었기대문이다.
매운 음식은 실제로 필요한 양 이상으로 섭취하면, 위점막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킨다. 이것이 계속되면 궤양을 형성하여 발암 물질의 발암 작용을 쉽게 해주기 때문에 위암 발생을 증가시킨다.탄 음식도 중요한 위암 유발요인이다. 이웃 일본의 예를 보면 탄 음식이 얼마나 안 좋은지 쉽게알 수 있다. 일본인들에게 유독 위암이 많은 것은 그들이 좋아하는 생선구이 때문이다. 디젤엔진의 매연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PHA가 구운 고기에서 다량 검출됐다.
지금까지 예로 든 질산염계 방부제가 든 훈제 식품, 짠음식, 매운 음식, 탄 음식 등 네가지가 위암을 유발하는 4대 주요 요인아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흔히 하는 말로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것 , 짭짤한 반찬 등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위암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김진복 (서울대 의대 교수/대한위암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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