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보셨습니까? 푸르고 넓은 바다에 갈매기가 끼룩끼룩 날으는 곳을 말입니다. 아지 가보지 못했다면 그럼 만사를 제쳐놓고 바다로 달려가십시오.
시원한 바다를 보면 세상이 그렇게 좁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겠지요. 바다를 통해 그림 이야기를 해 볼까요? 우선 시원한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뭉게구름과 갈매기를 그리면 통속적인간판 그림이 됩니다.
햇볕에 탄 어부의 시커먼 팔뚝아래 비키니 차림의 아가씨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 민중 미술이되고요, 바다 풍경을 인상을 팍 쓰면서 표현하면 인상파(?) 그림이 됩니다. 수평선 위에 색소폰과여체가 우연히 만나면 르네 마그리뜨 를 연상시키는 초현실주의 그림이 되고요, 시퍼런 물감을화면에 거칠게 칠하거나 색면 위주로 서정적이거나 명상적이면 추상 표현주의가 됩니다. 청색 물감을 가지고 엄격하게 비개성적으로 그리면 미니멀(minimal) 한 그림이 되고요, 나는 바다에 가고 싶다 라고 타자 친 종이를 전시해 볼까하는 아이디어 자체는 개념 미술이 됩니다. 바다에 관한 사물들을 화랑 벽면에 붙이거나 바닥에 널어 놓으면 설치 미술이 되고요, 바다에 가고 싶다고열광하는 몸짓은 행위 미술이고요, 바다에 관한 현상이나 생각을 비디오에 담으면 비디오 아트가됩니다.
나는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고요? 그런 물음보다는 덥고 칙칙한 도시를 떠나 바다로 향하는게 상책일 것 같네요.
밤바다에도 낚시를 드리우고 복잡한 세상사를 잊어 버리십시오. 시간이 없다고요? 나의 그림은바다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당신의 허무한 마음을 그린답니다.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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