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사 유병학씨"16일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린 설치미술 강연회는 대구지역에서의 본격 설치작품전 개최라는 기념비적 의의와 높은 작품성에도 불구, 예술성과 대중성의 조화가결코 녹록치않음을 보여준 한 단면이었다.
연사로 나선 재독 작가겸 평론가 유병학씨는 설치(Installation)에 대한 다양한개념 모색을 통해 설치작업의 성격을 관객에게 이해시키려 했으나 미리 준비한강연내용을 거의 읽는데만 치중한 매끄럽지 못한 강연방식으로 일관,관객들과의토론장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행사기획 주체인 문예회관측도 60여명에 불과한 참석 관객들에게조차 제대로들리지않는 마이크 시설과 수시로 오작동하는 슬라이드 자료만 갖춘 채 전시회팸플릿 배부마저 인색, 참을 수 없는 설치미술의 지루함 에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강연회는 갑작스럽게 중단됐고 예정에도 없던 작가들과의 즉석동반 작품감상 이라는 해프닝이 연출됐으나 일부 작가의 경우 관객들의 다양한 질문에무성의한 대답만 되풀이해 관객들을 어리둥절케 하기도 했다.
특히 판유리로 된 자신의 작품을 직접 밟아보며 감상하려는 관객의 부탁을 들어주던 작가 전종철씨와 만일 넘어져 유리에 찔려 다치기라도 하면 누구가 책임지느냐 는 식의 문예회관측의 행정편의주의와의 마찰은 단순한 실랑이 차원을 넘어 순수한 예술성과 시대에 뒤떨어진 문화예술행정간의 극단적 대치를보여줬다는 평이다.
설치미술이 하나의 독립된 장르가 아닌 실험적 스타일(style)이란 점에 집착한결과 관객의 상상력마저 차단, 선문답 격으로 전락해버린 이번 강연회는 작품을매개로 한 작가-관객간의 교감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과 현대미술의 높은 벽을새삼 실감케한 또 하나의 설치작업 에 불과했다는 아쉬움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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