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끝없는 '흥청망청'-무턱댄 수입

"외국가수1명 초청에 46億 들여"

46억원이나 들여서 마이클 잭슨의 공연을 꼭 유치해야합니까4천만 달러(3백20억)원가 넘는 미국 영화가 예사로 수입되고 있는데 특별히 문제삼을 일은 아니죠

마이클잭슨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마이클잭슨 내한공연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와 팬.연예관계자사이에 벌어지는 공방전에서 누가 옳은지 그른지는 접어두자. 그러나 우리 사회가 수백만, 수천만달러 짜리 흥행물을 예사롭게 유치할만큼 속이 여물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마돈나 1백만 달러, 휘트니 휴스턴 70만 달러,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50만 달러…. 해외 팝스타들이 내한공연시 요구하는 개런티이다.

문화는 교류가 돼야 발전하지요.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르고 돈만 앞세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경북대 박남희 교수(서양화가)는 경제에도 거품을 걷어내야하듯이 문화 분야에서도 해외스타 초청시 신중을 기해 득보다 실이 많은 행사를 지양하고 개인으로나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사만유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화 바람을 타고 문화계의 국제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국내업체들끼리 과당경쟁이 붙어국제시세보다 엄청나게 비싼 개런티를 물면서 흥행을 성사시키는 사례까지 불거지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테너가수 플라시도 도밍고의 서울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국제시세보다 몇배 이상 출혈을 감수했다. 당시 도밍고가 콘서트 1회당 받는 평균 개런티는 25만~30만달러였는데 삼성전자가 지불한 금액은 무려 1백35만달러. 삼성전자측은 같은 시기에 일본공연이 있었는데 한국공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게 돼 출연료를 올려주게 됐다고 밝혔지만 공연관계자들은 도밍고가 다음에 그 이하의 개런티로 서울에 오겠느냐며 터무니없는 고액을 썼다고 지적했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 감바라음악사무소에서는 내년 10월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일본 순회공연을 유치하던 중 미국 매니저측에서 예정 개런티 1천만엔보다 5백만엔을 더 요구하자 공연계획을 취소, 다른 회원사들도 이에 동조하는 기민성을 보였다.대구시내 모 문화센터 ㅈ씨는 과열된 내한공연 유치경쟁 때문에 턱없이 많은 개런티를 지불하는일이 허다하고 이는 티켓 가격 상승으로 연결돼 결국 청중들의 주머니돈이 나라밖으로 빠져나가는 셈 이라면서 해외 유명작가의 전시회도 수작은 빠진채 태작들만 반입되거나 심할 경우 가짜까지 들어온다고 밝혔다.

문화기획자 ㅂ씨는 국제적으로 한국에는 장사가 잘된다니까. 요즘은 외국 매니저들이 직접 공연을 유치, 수입을 더 많이 올리는 경우까지 있다 면서도 제재하는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에서는 무분별하게 외국문화인을 초청하거나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 해외연예인들에대한 공연이 이뤄지는 일은 거의 없다. 이와 관련된 특별한 법이나 규정이 없어 한편 자유스럽게느껴지기도 하지만 프랑스적인 독특한 문화분위기에 의해 자율적으로 자연스럽게 규제되고 걸러지고 있다.

따라서 외국 인기연예인 또는 문화인들의 공연이나 초청으로 야기되는 과소비란 말 자체가 생소한 실정이다. 아무리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예인이나 문화인일지라도 프랑스의 미풍양속에 저해된다는 비판이나 판단을 앞지를 수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 문화의 우월성은 정부 엘리트, 여론, 대중들이 3박자가 돼 스스로 보호하고 고양시키려는끊임없는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불과 한달전, 유럽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니타메르 라는 범유럽 국적의 보컬그룹이 사탄교(敎)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로 여론의 집중적인공격을 받아 프랑스 공연이 취소된 적도 있다.

외국 인기 연예인이나 문화인들의 초청 개런티 역시 한국처럼 엄청난 액수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화자긍이란 측면에서 프랑스 정부조치의 대표적인 예로는 표시나지 않게 뒤에서 대중을이끌고 있는 프랑스 엘리트들이 입안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프랑스어 보호법과 음악프로에서 샹송을 40%%이상 의무방송토록한 법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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