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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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邱에 온 신한국당"

집권여당인 신한국당 당직자들이 대거 대구로 내려왔다. 명목은 전국 시도지부 사무처장회의와지구당 개편대회이지만 사실은 역대정권의 창출지인 이곳 대구가 김영삼정권이 들어선 이후 돌아앉은 지역인심을 되돌려보려는 눈웃음이다. 신한국당이 지난해의 4대 지방선거와 올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하면서 이지역의 민심이 결코 자신들 편이 아님을 보여준 데 대한 뒤늦은 껴안기인 셈이다.

그러나 집권당이 대구 경북쯤 아니어도 정권유지에는 별 탈이 없다 는 오만심에서일까. 아니면그래도 1천년을 한뿌리로 살아왔는데 아주 돌아서겠느냐 는 무심에서일까. 돌아앉은 민심 을 너무 늦게 느끼고 바짝 다가온 것이다.

행사는 요란했다. 신한국당 대구시지부를 비롯, 시내 13개 지구당마다 이홍구대표와 강삼재 사무총장의 대구방문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22일의 대구공항엔 환영 플래카드와 함께 1백50여명의 환영객이 이 지역을 방문하는 강삼재 사무총장 일행을 영접했다.

신한국당 대구시지부는 이날오후 이홍구대표가 도착, 지역현안에 대한 기자회견까지 가진다고 예고하고있다. 어쨌든 축제분위기가 전당대회를 방불케하고있다. 지구당사와 23일의 대회장엔 임시프레스센터가 설치되고 임시전화가 가설되었으며 전세버스 5대가 당직자와 내빈, 취재기자들을위해 준비됐다. 시지부 당직자는 지방에서 이정도의 전국규모대회는 처음 이라며 흥분을 감추지못했다.

그러나 집권당의 요란한 행사가 이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것인지 시민들은 시큰둥해한다. 선거때마다 다짐해온 공약사업들이 막상 예산배정때면 이리 깎이고 저리 잘려 나갔다. 정부요직 인사때마다 지역인사는 겨우 양념 정도로 자리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지역에서 지탱하던 끈들은 어느사이 하나씩 끊어져 있었다. 부산의 지하철은 국가공단인 부산교통공단이 맡아 국가부담이 70%%나 되고있으나 대구지하철은 국가부담이 30%%에 그치고있다.

신한국당 수뇌부는 대구에서 풀어놓을 선물보따리를 놓고 21일까지 관계부서와 마지막 조율을 한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어떻게 어떤 선물을 내놓더라도 대구.경북의 민심이 선물 에만 있는것은아님을 알아야한다. 지역민들이 선물에 현혹될만큼 어리석지만은 않다는것을 알아야한다. 진정으로 이 지역을 껴안으려면 먼저 마음으로 껴안아야한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무서운 민심의 회오리를 보았다면 역대 정권의 창출지였던 이 지역의지역민 마음을 읽어야 한다. 대구에 집권여당이 대거 내려오고 국회의원과 실세들이 온다고해서대구의 민심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인가. 민심은 한발 물러나앉아 차분히 지켜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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