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총련 경찰조사 이모저모

"학부모들 두부 들고 밤샘대기"

연세대 시위현장에서 연행된 학생들을 상대로 이틀째 밤샘조사한경찰은 21일 자정을 전후해 구속영장 신청자를 제외한 불구속 및 훈방 대상자를 부모및 친척의 신원보증서를 받고 귀가시켰다.또 영장이 발부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즉각 구속을 집행,경찰서내 유치장에 수감했다.이에 따라 서울시내 30개 경찰서는 풀려나는 시위학생들을 마중나온 학부모와 친척들로 이른 아침부터 혼잡을 빚었다.

경찰이 발급한 확인증을 손에 쥐고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은 연세대 사태의 악몽에서 벗어나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으며 경찰은 이틀간에 걸친 강행군으로 몹시지친 모습이었지만 수사가 끝나서인지 홀가분하다는 표정들.

○…연세대 종합관 연행자와 과학관 탈출자 1백9명의 수사를 맡은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2일 검찰의 지휘로 수사가 일단락됐으나 학생들의 폭력시위 가담여부 판단때문에 적지않은 곤욕을 치렀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전 수사인력이 동원된 이번 수사에서 경찰은 많은 학생들이 연행직전 옷을 바꿔입은데다 채증자료에 나온 학생들이 대부분 마스크나 모자를 쓰고있어 판독에 어려움을 겪는 등 폭력시위 가담여부 조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실토.

○…이날 영등포서 현관에서 시위학생 자녀들의 처리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20여명의 학부모들은 21일 오후 11시께 불구속 입건된 학생들이 한꺼번에 풀려나오자 자녀를 찾아 부둥켜 안고울음을 터뜨렸다.

일부 학부모들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자녀들에게 준비해온 두부를 먹이며 다시는 시위에 참석하지 말라 고 신신당부.

그러나 밤새 기다린 끝에 자녀들의 구속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은 경찰서안에서 주저앉아 울먹여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서울지검 동부지청 관할 동부,강동,성동,송파경찰서 등 4개 경찰서는 22일조사대상자 5백여명중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26명에 대해서만 시위및 집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신청해 전원 발부받았다.

특히 구속된 대학생 26명중 여학생은 朴현정양(22) 한명으로, 경찰은 朴양이 국가보안법위반으로구속된 전력이 있는데다 전남대 총여학생회장으로 남총련에 가입해 시위를 주도한 명백한 증거가나와 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

趙城焄 동부서 수사과장은 조사과정에서 극렬시위 가담사실이 사진이나 과거시위전력 등으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경우에 한해 영장을 신청했다 며 연행자 전원에 대해 사진촬영 등 필요한수사는 거의 다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불구속으로 풀려난 학생들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송파서 수사관계자도 학생들이 시위,점거농성에 가담한 사실외에 화염병이나 쇠파이프를 사용한폭력시위부분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해 혐의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반성과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영장신청을 최소화했다 고 밝혔다.○…불구속 입건돼 경찰서를 나서던 시위학생들은 진압작전에 참가했던 서울 경찰청 제1기동대소속 김종희이경(20)이 21일 저녁 끝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고개를 떨구는 모습.변모양(18.ㄷ대 회계학1년)은 김이경도 대학생이라고 들었다 면서 김이경의 부모가 겪을 아픔을생각하면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 더 이상 할말이 없다 고 피력.

○…서울 종로서 수사계 직원들은 불구속 입건된 학생 보호자들에게 수사과장명의의 확인증을 건네주면서 다시는 불법 시위에 참가하지 말도록 해 달라 고 일일이 부탁.

이같은 주문에 보호자들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 고 다짐.

한편 귀가중의 검문시 신분증으로 대용토록 한 확인증을 손에 쥔 보호자들은 경찰서를 나서자마자 자신들의 속을 태운 시위학생들을 다그치거나 꾸짖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기도.○…학생 98명을 배당받아 조사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철야조사에도 불구, 아직 20여명에 대한조사가 끝나지 않아 이날 오전중 조사를 끝낼 계획.

한편 서대문서가 구속한 3명의 학생 가운데는 지난 20일 경찰의 연세대 진입과정에서 경찰의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투신을 시도한 최재혁씨(26.중앙대 4년)가 포함돼있어 눈길.○…지난 20일 연세대에서 연행된 3천4백20명가운데 대학생은 3천3백40명, 일반인은 80명으로 이들은 무직 34명,재수생 24명, 휴학생 13명, 노동 3명,상업 3명,학원강사 2명, 회사원 1명으로 판명.

대학생을 지역별로 보면 서총련 1천3백2명(39%%), 남총련 6백29명(19%%), 충청총련5백41명(16%%),경인총련 3백65명(11%%), 전북총련 1백70명(5%%), 부경총련 1백15명(3.5%%), 강원총련 1백2명(3%%),대경총련 91명(2.5%%), 제주총련 25명(1%%)의 순이었다.

남녀별로는 남자가 56.9%%(1천9백45명), 여자 43.1%%(1천4백75명)이었다.

학년별로는 1학년 31.6%%(1천57명), 2학년 36%%(1천2백4명), 3학년 18.4%%(6백13명), 4학년 14%%(4백66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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