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시론

"過消費 제대로 알자"

지난 63년 1백달러에 불과했던 소득이 1만달러를 넘게 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높은 저축과 교육열로 경제모범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소비 풍조의 만연과 국내저축률의 둔화, 국제수지 적자 폭의 확대 등으로 나라안에서는 경쟁력과 경제체질의 약화에 따른 경제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작금에 논의되고 있는 과소비의 문제는 불과 30여년만에 필요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소득을 1백배로 늘리는 고도의 압축성장에 따른 부작용의 하나로서 그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처방이강구되지 않으면 우리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압축성장의 부산물

단순한 경제원리에 입각해볼때 자신의 차입능력과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과소비가 일시적으로는가능하지만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다. 하지만 고도압축성장과정에서 빚어진 파행적인 사회경제제도와 관행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우리의 과소비는 마냥 지속될 수 있고 여러가지 형태를 띠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로, 고도의 압축성장과정에서 고단위 풍조와 물량주의가 만연되었다. 상품의 이름에 골드, 슈퍼골드, 로얄, 슈퍼로얄 등이 붙어야 제대로 된 상품같이 느낀다. 공직자들의 공개된 재산이 수십억, 밝혀진 비자금의 규모가 수천억원으로 보도되어 서민들도 돈의 숫자단위에 대해 무감각해지게 되었다. 무감각해진 주변의 소비행태에 의해 영향을 받는 전시적 소비도 있다. 어느 수입브랜드의 신발이 원가의 7배가량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 유독 우리지역에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 내가 누군데 하는 지역의 소중앙의식이 내가 바본데 로 전락한순진하리 만큼 어리석은 지역정서를 자책해본다.

물량실적위주 탈피

둘째로, 소비자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아예 포기함에 따른 과소비가 있다. 집값이 너무 비싸서 내집마련을 포기하거나, 빈부 격차가 심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낄경우 차근차근 저축하는 등의 합리적인 소비와 경제생활을 아예 포기할 수 있다. 불로소득이 주변에서 생겨나고 있는 한 가계이건 기업이건 경제하려는 의지와 의욕이 상실될 것이다.셋째로, 노출되지 않은 소득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과소비가 아닌 경우가 있다. 대형 아파트의 실내개조에 집 한채값에 버금가는 비용을 들이고, 10대들 씀씀이가 어른들을 능가하는 경우를 목격한다. 이러한 소비자금은 막대한 재산소득, 탈세, 뇌물 등의 불로소득에 의해 조달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실제소득에 비하면 그 소비수준은 차라리 상대적으로 낮다고도 할 수 있다.첫번째 전시적 고단위 과소비풍조는 지금까지의 증산, 수출, 건설 이니 수출제일주의 니 세계일류주의 니 하는 물량실적위주의 고도성장방식에서 탈피하여 차근차근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전략의 근본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러한 과시적 소비의 개인적 폐해도 일깨워주어야 한다.

불로소득 철저차단

포기형 과소비인 경우에는 선진국에서처럼 상속세 등을 중과하고 세원을 엄격히 포착하여 부자들이 재산을 자녀에 상속하기보다는 공익단체에 기부하도록 유도하고 부동산가격의 하향안정세를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 비싼 한국의 건물과 토지에 대한 세금이 우리나라 총예산의 2.5%에 그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숨은 부자형 과소비의 경우에도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등의 캠페인보다는 그들의 숨은 소득원을 엄밀히 찾아낼 수 있는 조세행정의 개혁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성급한 실적주의를 탈피하고, 불로소득에 대한 철저한 과세포착 등을 통해서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유도하는 것이 과소비를 막는 길인 동시에 우리경제의 체질을 건강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언론, 시민의 어우러진 개혁의지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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