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全.盧씨 秘資金선고 이모저모

"實刑 재벌총수 4명 고개떨궈"

◆…피고인 이건희(李健熙)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 피고인 김우중(金宇中) 징역2년, 피고인 최원석(崔元碩) 징역2년6월…

국내 유수재벌기업 총수 9명과 전.현직 국회의원, 전청와대 고위층 등이 피고인으로 선 사상최대의 뇌물사건인 노태우(盧泰愚)씨 비자금사건 선고공판이 열린26일 오후 서울지법 제417호 형사대법정.

노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벌총수들에게 사법부의추상같은 단죄가 내려지자 총수들은 일제히 고개를 떨구었고 방청석에 있던 가족들과 기업관계자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날 피고인 대기실에는 재판 30여분전인 오후2시께 김종인(金鍾仁) 전청와대경제수석이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10여분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등 9명의 재벌총수들이 속속 도착했다.

선고공판이 시작된 오후 2시35분께 김영일(金榮一)재판장의 호명에 따라 이건희 삼성회장, 김우중 대우회장, 최원석 동아회장, 정태수(鄭泰守) 한보회장,장진호(張震浩) 진로회장, 이준용(李埈鎔)대림회장, 김준기(金俊起) 동부회장, 이건(李鍵) 대호건설 대표, 이경훈(李景勳) (주)대우 대표 등 피고인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입정했다.

5.18 관련 단체와 연희동측 관계자등이 대거 방청했던 12.12,5.18사건 선고공판이 끝난 탓인지 차분한 분위기속에 진행된 이 재판에서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는 1시간여동안 총수들은 시종 고개를 떨구고 눈길을 아래로 고정시켰다.

재판장이 판결문 낭독도중 피고인들이 노 전대통령에게 건네준 뇌물의 액수가엄청나고 돈을 준 경위와 과정등을 감안할때 뇌물성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어렵다 고 밝히자 일부 총수는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약 1시간여에 걸친 판결문 낭독이 있은후 오후 3시35분께 각 피고인들의 양형에 대한 주문이 나오자 총수들의 처진 어깨와 떨군 고개는 한층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특히 방청객중 실형이 선고된 김우중대우회장, 최원석 동아회장, 장진호 진로회장, 정태수 한보회장측 회사 임직원들과 가족들은 다소 뜻밖의 형량에 충격을받은듯 한숨과 함께 크게 술렁였다.

한편 이날 재판 방청석에는 검정색과 청색 양복 차림의 기업체 간부들이 60~70여명 참석, 방청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해 국내 최대 그룹들 총수들이 망라된경제재판임을 실감케 했다.

특히 각 기업의 실무 직원들은 방청석 앞쪽에 포진, 준비해온 노트와 수첩에 관련사항을 빠짐없이 기록을 하는 등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준비하는 치밀한모습을 보이기도했다.

◆…26일 노씨 비자금사건 선고공판에 앞서 열린 변론재개 공판에서는 일부 재벌총수들의 벌금형등 전과사실이 공개돼 눈길.

이날 검찰이 제출한 전과형 확정문건에 따르면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피고인은△지난 91년 4월 건축법위반 혐의로 벌금 1백만원을 선고받았고, 93년 12월 서울형사지법에서 도시재개발법 위반혐의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 동아그룹 회장 최원석피고인은 지난 90년 2월 도시재개발법 위반혐의로 벌금3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한보그룹 회장 정태수피고인은 지난 91년 12월 서울고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법정에는 김진관씨 등 (주)대우정밀 해고자복직 실천협의회 소속 해고노동자 9명이 회사옷을 입고 입정해 눈길.

김씨 등은 회사측과 복직합의가 됐지만 회사측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아 그룹총수인 김우중 회장을 직접 만나 복직이행을 촉구하기위해 재판에 참여하게 됐다 고 동기를 설명.

이들은 지난 89년과 91년 임금협상 과정에서의 파업으로 해고된 노동자들로 방청권을 얻기 위해 지난주 금요일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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