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질환을 진료하다 보면 딸이 갑상선질환이라 고민 이라는 어머니나 갑상선질환이 있는 처녀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다 며 자식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 예비 시어머니를 만나곤 한다.이들은 한결같이 갑상선병을 앓는 젊은 여성은 임신하지 못하거나 자녀에게 갑상선병이 유전되는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갑상선질환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갑상선기능항진증(또는 갑상선중독증). 갑상선호르몬이 불필요하게 많이 만들어지면서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지 못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는것외에 체중이 줄고 손이 떨리는 증상이 생긴다.
가장 흔한 것은 그레이브스병인데 치료기간이 1년이상 걸리다 보니 환자는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는 도중에도 얼마든지 건강한 아기를 가질 수 있고 무사히 출산할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이 병을 심하게 앓는 초기에는 임신을 피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항갑상선제를 복용해 중독증상이 사라질 경우 약의 용량을 조절하면 임신에 문제가 없다.전세계적으로 안심하고 투여하는 항갑상선제를 우리나라에서만 약물이 독해서 임신중에는 복용해서 안된다고 걱정들이다.
또 치료과정에 임신했다고 해서 태아에 갑상선질환이 바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계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는 체질과 관련이 있다. 체질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이니 가족중 갑상선질환자가 있다면 일반인에 비해 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다소 높지만 이는 모든 병에서 볼 수 있는 공통현상으로 갑상선질환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임신중 태아의 발육에 영향을 줄 위험이 높은 것은 오히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지만 부족분만큼의 호르몬을 하루 한차례 복용하면 환자의 건강이나 임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람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갑상선 호르몬과 똑같은 약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독한 약이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을 버리고 몸이 쇠약해지므로 임신중 절대 투여해서는 안된다고 한다.근거없이 잘못된 속설로 정작 고통받는 사람은 환자라는 사실을 유념한다면 그러한 무책임한 이야기는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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