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를 조금 빌리자.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여인들에게 솔로몬은아이를 둘로 나누어 가지라 한다. 진짜 아이의 어머니는 자식을 죽일 수 없어 손을 놓고 포기를한다. 자, 이쯤되면 아이를 포기하는 여인이 아이의 어머니임을 솔로몬이 응당 선언하여야 하건만어찌된 일인지 솔로몬은 침묵하고 있다.
분명히 자리에는 앉아 있는 것 같은데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있기만 한다. 결과는 이제 뻔하다.알려진 이야기와는 달리 아이는 어머니 아닌 여자가 차지한다. 지혜의 솔로몬을 믿고 있다 사랑하는 아이를 뺏기게 된 어머니는 뒤늦게 아이에게 달려가지만 이미 인질이 된 아이의 안전이 두려워 그 여인에게 큰 소리 한번 치지 못한다.
정의의 파수꾼을 찾기 어려운 지금,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유독 헤어지는 연인들의 슬픈 사랑이야기에만 있지는 않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말못하고 속끓이며 살다가억눌린 감정이 신체증상으로 나타나 신경증 이나 정신신체장애 등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서 바로 도처에 사랑을 깔고 정을 뿌리다가 그놈의 정 때문에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의도했든 안했든 내 자식, 내 마누라로 인해 부모로서의 나, 지아비로서의 나를 생각하게 되고 내새끼, 내 가정이라는 인질을 다치지 않기 위해, 무사히 안전지대로 탈출시키기까지 노력하는 나는때로 최후의 결사대 가 되기도 한다.
어디 가정에만 국한되랴. 사회의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나는 어줍잖은 이 위치가 내 자신의 인질이 되어 있지 않는가. 인질을 무사히 보호하고, 내걸린 삶의 여러 협상조건을 근근이 타결해 가면서 그래도 간절히 바라는 것은 탈무드에 나오는 그 정의 의 솔로몬 판결 아닌가. 솔로몬이여눈을 떠라.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