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의 한 신문은 자신들이 마련한 위천공단 관련 전문가 좌담에서, 한 교수가 위천공단 건설은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의 공약사업일 뿐이지 대구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위천공단 반대론을선도하며 특히 환경분야의 이론적 뒷받침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최근 서울쪽 동향을 둘러보고 온 대구지역 한 유력 인사는 중앙정부나 신한국당에서도 그런 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고 전했다.
위천공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는 과연 문시장 개인의 것일 뿐인가, 대구시민은 그런 사실 조차 모르고 문시장의 작전 에 말려들어 이용당하고 있는 것인가.
반면, 만일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이것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대구.경북지역민을 이간시키려는 잔꾀같은 발언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는 우선 위천공단 건설이 언제부터 추진돼 왔는지를살필 필요가 있다. 이 문제가 처음으로 대두한 것은 지난 90년12월. 이때는 위천이 경북에 속해 있을 때. 당시 경북도는 위천 일대에 지방공단을 만들기로하고, 먼저 형질변경을 금지시킨 후 공업지역 전환 등 일련의 행정절차상 준비를 거쳐 일년 뒤 건설부에 공식적으로 지방공단 지정을 신청했다. 이때 의도는염색업체 등 대구시내 공해업체를 끌어모아 집단화 한다는 것. 그러나 그 즉시부산지역 반발이 시작됐고, 때문에 이 지방공단 지정 조차 몇년간 질질 끌며 무산됐다.
95년 달성군이 대구시로 편입된 뒤에는 당시 이종주(李鍾宙) 시장 지휘부의 대구시가 첨단산업 공단 으로 용도 전환을 천명했다. 이것이 오늘날 첨단 새공단론의 시초.이어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지방공단이 아닌 국가공단으로 해달라고 요구를 덧붙이고 나섰다. 이로써 위천 국가공단론 이 완성된 것.
대구시장 선거는 그런 요구 한달 뒤인 95년6월에 실시됐었다. 선거운동 기간이래야 20일 미만. 문희갑 시장 후보가 위천 국가공단 지정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해도 그건 이미 대구-경북지역에 위천공단 조성, 나아가 국가공단 조성 요구가 굵어진 뒤였음이 드러나는 것이다. 더욱이 문시장이 취임 하기 전에대구시-대구상의는 국가공단지정을 중앙정부에 촉구하고 나섰고, 규모도 종전보다 큰 3백만평 규모로 요구했다.
그러고 보면, 위천공단 지정=문시장에 대한 특혜 라는 식의 주장들은 어처구니없는 것임이 드러난다.
실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서울-부산 지역 인사들이 함부로 말만드는 것을 상식이하의 짓 이라고 점잖게 넘겨버리기엔 께름칙한 부분이 남는다. 알만한 사람들이 그랬을땐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쪽을 본다면 문시장이 신한국당 소속이 아닌 만큼 가능하면 깎아 내리는것이 좋겠다 는 의도가 모르는새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을 갖게 한다. 부산쪽으로는 대구시민의 뜻이 아니라고 폄하함으로써 위천공단 지정 주장을 헛껍데기로 만들어야겠다 는 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대구-경북지역 민심을 분열시키려는 속셈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한 시민은 매일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대구시민이 진심으로 위천공단을 바라는것은 최소한 내 아들 딸들이 이곳에 머물러 취업해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때문 이라고 했다. 서민들은 경제 가 어떻고 하는 말은 너무도 추상적 수사로느낀다. 그러나 현재의 50대 전후 연령층은 상당수가 농촌에서 출생해 도시로이농 한 실향민 들이다. 그런 그들이 또다시 자식대까지 실향민 으로 만들고싶지는 않은 것이다.
시민들의 이러한 정서 속에는 대구의 공업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더 이상 젊은이들이 취업할 곳이 없다 는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3공단이니 이현공단이니 하지만,상당수는 이미 임대공장화 했다. 그곳에는 번듯한 직장 대신 소기업들이 임대해 들어가 있다. 그러니 일자리가 제대로 마련될리 없다. 새로 학교를졸업하는 지역 젊은이의 40%%가 해마다 일자리를 제대로 마련치 못하고 있다.이런 현실이 지역민에게 위천공단의 필요성을 절감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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