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새학기 大學의 분발을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에 새학기와 더불어 청명한 햇살이 들고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제자리에서 제값을 할때 그 실상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뜨거웠던여름의 고통과 상처를 털어내고 대학은 새모습을 보여야겠다.

우리가 헝클어진 것을 가다듬고 새롭게 일을 시작할때는 반드시 자성(自省)이뒤따라야함은 물론이다. 무엇이 우리대학을 멍들게 했는지, 대학의 일부 일그러진 형상(形象)이 사회에 적잖은 불안요인이 돼왔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할것이다.

대학은 내일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인격도야와 함께 학문을 닦는 명예로운 도장이다. 그런데 지난 여름의 한총련 폭력시위로 명예가 손상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경찰이 밝힌 폭력사태의 중간수사 발표는 그렇잖아도 어려운 요즘의 경제사정과 겹쳐 시민들에 충격과 우려를 깊게 하고 있다.

경찰발표는 한마디로 말해서 한총련은 이적(利敵)단체라는 것이다. 이적단체가이제까지 어떻게 학생운동의 중심을 이뤄왔는가 하는 의문과 탄식이 앞서지만,이번 수사로 사회안정을 해치고 국민을 불안케하는 단체의 진상이 바로 밝혀져국민들의 마음에 평화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북한의 방송을 듣고 그것을 받아적어 대량 복사해서 돌려보는 학생들이 적잖았다는 점은 대학현장의 한 단면을 보는 것같아 짝이 없다. 당연히 교수와 사회에 책임이 있다. 빨치산을 동경하는 마음이 일도록 구성된 몇개의 수기(手記)와소설 탓에 막연한 북(北)찬양증후군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지도하는 일에 대학이 신경쓸 일이다.

마침 가입을 눈앞에 두고있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는 우리나라 대학에 대

해 썩 좋은 평가는 하지 않고있다. OECD는 국제적 저명학자들로 팀을 구성, 2년간 우리의 교육제도와 체계.교육실적.사회분위기.교육개혁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12개분야별로 점검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학의 빈약한 연구여건 △지나치게 비대한 사교육(私敎育) △주입식 암기교육에 의존하는 교수법△자질.능력향상의 걸림돌이 되고있는 교원정책 △낙후된 교육자치등 아픈 곳을 모두 지적하고 있다.

OECD의 보고서는 물론 현재 진행중인 교육개혁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도 하

고있다. 그러나 다 알고있는 내용이지만 선진국 진입 을 앞둔 시점에 국제공인의 교육평가를 통해 다시한번 대학을 포함, 우리교육의 새출발을 다짐해보자는 것이다.

이 가을 대학은 아름답다. 강의실.도서실의 풍경, 쉼터의 대화,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다. 우리대학의 이 아름다움을 간직해나가기 위한 국제감각의 분발이있기를 충심으로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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