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金大中총재 經濟영수회담제의 의미

"'칼국수만 먹지 않겠다' DJ 先攻"

여야영수회담이 정가일각에서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는가운데 16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이를 공식제의, 성사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어려운 경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야간 경제영수회담을제의한다 고 밝히고 이를 단순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중남미순방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로여권측이 받아들인다면 거부할 것 이라고 말했다.

다소 전격적이라고 할수 있는 김총재의 이날 제의는 하필 김대통령이 귀국하는 직전이어서 그동안 단단히 별러왔다는 인상과 함께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있는 경제상황에 대해 제1야당 총재로서 할말이 많다는 메시지를 담고있다고 볼수 있다. 또 늘 그랬듯이 칼자루를 쥔 김대통령이 야당총재들을 청와대로 불러 일방적으로 국정현안을 설명하고, 원만한 정국운영에 대한 당부나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대화형식은 더이상 끌려가듯 수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도 풀이된다.그러나 이에대해 신한국당의 김철(金哲)대변인은 즉각 김총재의 일방적인 제의는 일고의 가치도없다 고 논평, 아직 여권수뇌부에서의 조율이 전혀 안됐음과 야당측의 경제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에앞서 지난주 여야총무들이 접촉, 김영삼대통령이 귀국직후 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와 만나 14박15일간의 중남미순방 결과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국정현안을 논의하자는 형식의 여야 4자영수회담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정작 먼저 영수회담의 운을 뗀 것으로 알려진 서청원(徐淸源)신한국당 총무가 14일께 구체적으로 이를 논의한바 없다 고 발뺌, 지난 7월 개원직후 추진했다가 이신범(李信範)의원의 야당총재 인신공격 발언으로 무산됐던 점을 의식한 여당측이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여권수뇌부에서의 뚜렷한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임을 반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자민련의 이정무(李廷武)총무도 서총무가 대통령이 해외순방후 통상적으로 야당총재들을 만나 순방결과를 설명해왔듯이 그렇게 될지도 모르니 우리(총무)선에서 준비하고 있자는 취지로 얘기를 꺼낸 정도 라면서 정식으로 제의받은 것이 아니어서 총재에게 보고하지도 않은 상태 라고 약속이라도 한듯 입을 맞추며 미지근한 입장을 보였다.그렇지만 어려운 경제상황과 국회가 개원된 이 시점에서 여야영수들의 대화 필요성은 여야 모두가 절감하고 있다고 볼때 어떤 형태로든 한자리 는 곧 성사, 빠르면 이번 주중에 이뤄질 것이라는게 정가의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저 청와대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해외순방의 외교성과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라면 결코 응하지 않겠다는 야당측의 강경한 자세도 있는만큼여당측이 회담의 모양새를 갖추는데 신경을 쓰고있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이날 김총재의 전격제의에 한방 맞은 여권은 태연을 가장하면서도 야당측의 거센 경제위기 공세에 대응하는 방안마련에 고심, 영수회담의 성사여부는 김대통령이 귀국후 다시 원점에서시작하듯 명분싸움 을 거치고나서야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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