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첸 내전 위험

"체첸인들간의 갈등 증폭"

체첸 공화국에 내전(內戰) 위험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과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반군측간의 극적인 휴전으로 일단 평화를 되찾은 이 지역에서 이제는 체첸인들간의 갈등이 증폭되고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이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점령한 후 선거를 통해 자브가예프를 수반으로 하는 정부를 수립한 것이 오늘날 이러한 복잡한 사태를 불러온 발단이 되었다. 자브가예프 정권은 비록 모스크바 괴뢰 정권의 성격이 강하지만, 외형적으로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 합헌 정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브가예프는 모스크바 당국과 반군측간의 휴전 회담 과정에서 자신이 철저히 소외된데 대해서 강력히 반발하며 이 회담을 주도한 레베드 러시아 국가안보위 사무총장을 비난하고 있다.구소련시절 체첸공산당 제1서기를 역임했던 자브가예프는 러시아군이 그로즈니에서 철수한 뒤에도 여전히 경찰, 검찰, 세무서 등 행정기관을 장악하고 자신의 정부가 체첸내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얀다르비예프가 이끄는 반군측은 자브가예프 정부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의 협상 상대는 오직 모스크바 당국이라는 것이다. 반군측은 이미 일부 지역의 행정기관을 접수, 자브가예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무력 충돌이 벌어져도 압도적인 군사력으로자브가예프 정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 얀다르비예프측의 계산. 그러나 반군측이 자브가예프정부를 무력으로 전복시키려 한다면 사태가 내전으로 치닫는 것은 물론 다시 러시아군이 개입,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은 반군내의 갈등이다. 분리주의 세력의 최고 지도자 얀다르비예프는 그로즈니에 입성한 후 체첸 회교공화국 수립을 선언했다. 이에따라 형법을 개정해 태형(곤장), 돌로 쳐 죽이는 사형등 이슬람 전통의 형벌을 부활시켰다. 이에 대해서 체첸 반군 사령관 마스하도프는 체첸을 종교국가로 만들려는 시도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번 휴전회담에서 반군측을 대표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마스하도프가 지도자인 얀다르비예프의 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힘으로써 반군 내부에도 이견이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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