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무장간첩침투-北잠수함 왜 왔나

"軍당국-'침투목적 南派'에 무게"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리 앞바다에서 18일 오전 좌초된채 발견된 북한 잠수함은 어떤 목적을 띠고침투한 것인가.

침투 목적이 아니라면 정찰훈련 등 다른 임무를 수행하다 기관고장등 예기치 않은 사고로 표류하다 좌초된 것인가.

이 잠수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20명중 11명은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8명은 도주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같은 의혹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생포된 이광수(31)뿐이다.그러나 이는 군 당국의 신문과정에서 아직까지 자신들의 신분이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이라는사실만을 밝히고 왜 남한으로 왔는 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군 당국은 북한 잠수함이 침투도발을 목적으로 남파됐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 첫째 이유로는 이광수 등이 소속된 인민무력부 정찰국이 무장갑첩 남파 등 대남공작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산하에 후방기습공격을 위한 특수해상공작부대, 특수 8군단 등 비정규전을 전문으로하는 특수부대가 배속돼 있음을 들고 있다.

군은 특히 북한 잠수함이 발견된 강릉 해안지역은 잠수함 기지가 있는 원산에서 왕복 15시간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에 하루만에 야음을 틈타 침투공작 임무를 완료할수 있는 적지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강릉이 해안근처 도시로 불빛이 많아 수중에서 목적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잠수함의 목표로서도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라는게 군관계자들의 지적.

잠수함에서 발견된 A4용지 크기에 쓴 결의문도 군의 이같은 추정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군 관계자는 이 결의문 내용을 보면 죽음을 무릅쓰고 어떤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나타나 있다 며 단순한 대남정찰 및 훈련에 나서면서 이같은 결의문을 작성할 리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정황 등을 감안할때 북한 잠수함은 무장간첩을 남파하기 위해 국내 해안에침투하다가 암초에 걸려 좌초됐거나 잠수함이 기관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이 잠수함이 침투목적이 아닌 정찰훈련 등 다른 목적의 임무를 수행하던중 좌초 또는 기관고장으로 해류를 따라 강릉 앞바다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같은 추측은 우선 이광수가 군과 대공분야의 전문 수사요원으로 구성된 합신조 신문과정에서진술한 내용이 뒷받침하고 있다.

군당국은 이광수가 임무와 목적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지난 16일 원산을 출발한 뒤 다음 날오후 4시께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사고지점에서 좌초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했다.이광수의 말을 그대로 믿어 짐작할 경우 북한 잠수함은 군당국의 분석과는 달리 어떤 다른 목적으로 잠항에 나섰다가 불가피하게 강릉쪽으로 흘러 들어왔다는 말이된다.

남파됐다 귀순한 일부 북한 공작원들도 북한 잠수함에 승선한 인원이 너무 많은점을 들어 침투임무를 띠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68년 무장남파돼 청와대 부근까지 접근했다 생포된 김신조(金信朝)씨.55.기독인귀순용사선교회 이사장)씨는 북한 잠수함의 임무가 공작원 대동복귀 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한 뒤 남파로 보기에는 사람의 숫자가 너무 많다 고 의문을 제기했다.

즉 북한이 간첩을 남파할 경우 소형 잠수함을 이용, 먼바다에 몇명의 공작원을 내려주면 공작원은 잠수로 육상에 잠입하는 게 통상적인 예라는 것.

이와 함께 이광수의 진술대로라면 잠수함에 승선했던 20명 가운데 전투원이 13명인데 11명이 변변한 대항도 하지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잠수함내의 상황이 아무리 급박했다 하더라도 고난도의 훈련을 받았을 전투원이 잠수함 등에 무기를 버린 채 그대로 탈출, 자포자기 상태에서 자살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만무하기 때문이다.군 작전 관계자도 북한은 평소에 잠수함이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점을 이용, 우리 영해를은밀히 드나들며 작전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이 잠수함은 북한과 우리 해역 사이를 넘나들며 모종의 작전훈련을 하다 기관고장으로 사고지점까지 흘러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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