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장간첩 침투-수색 얼마나 걸릴까

"'태백산맥 어디냐' 北쪽 방향 잡은듯"

잠수함을 이용, 동해안으로 18일 침투한 북한 무장간첩 20명중 11명이 도주중 집단으로 자살하고1명이 생포된 가운데 나머지 8명이 흩어져 강릉시내와 주변 지역으로 도주하면서 아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필사의 탈출을 기도하고 있다.

무장간첩들은 3중으로 쳐진 군경 차단막을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때때로 아군과 교전을 벌이면서도 도주행각을 거듭하고 있는 이들을생각만큼 쉽게 제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군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이들은 좌초된 잠수함 발견후 15시간만인 18일 오후4시30분께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리 청학산 중턱에서 권총자살한 11명과는 달리 잠수원 승무조원이 아닌 특수침투훈련을 받은 침투조라는점에 유의해야한다는 것.

군사첩보 수집과 무장간첩 남파등 대남 무장공작 업무를 수행하는 대남인민무력부 정찰국소속으로 북한에서도 몹시 가혹한 것으로 평가되는 특수훈련을 1년내내 받아온 군인들인데다 현재 군경합동수색대의 추격을 받고있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타고돌아가야할 잠수함 마저 좌초돼 우리 수중에 넘어온 상황이어서 어차피 도주로는 북쪽으로이어지는 산 뿐이다.

18일 오후 8시47분께 강릉시 강동면 임곡1리 이규택씨(62) 집에 권총을 들고 들이닥친 키 1백73㎝가량의 간첩은 TV를 보고있던 이씨를 위협, 옥수수 4통과 담배 2갑반, 성냥 2갑을 빼앗은 뒤태백산맥으로 가는 길이 어디냐 고 물은 뒤 황급히 도주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또 이미 죽음을 각오한 상태인데다 강릉주변이 대관령과 설악산등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돼있어우리의 수색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이미 노획된 장비와 교전당시 사용한 무기등을 감안할 때 이들이 수류탄과 AK소총,상당한 양의실탄 등으로 무장해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비축한 비상식량도 적지않을 것으로 군당국은 판단하고있다.

도주한 8명이 2인 1조가 돼 도주하고 있는 것도 우리측의 추격을 분산시키는 요인.18일 밤 9시45분 간첩 2명이 강릉시 월호평동 공군비행장 부근서 군경과 15분간 총격전을 벌인뒤 2시간후인 11시30분 비행장에서 2㎞ 떨어진 지점에서 수색대와 마주친 후 그대로 도주했다.이와는 별도로 같은날 밤 11시5분 또다른 간첩 2명은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대관령 바로 아래 지점서 군경과 총격전을 벌인 뒤 달아났다.

이렇게 볼 때 현재까지 위치가 파악된 무장간첩은 5명정도로 나머지 3명은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돼 있지 않다.

군은 이들이 함께 도주중이든지 아니면 각자 흩어져 태백산맥 줄기로 잠입을 시도중인 것으로 보고 퇴로차단 작전에 들어갔으나 이미 태백산맥이나 다른 시.도로 잠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더욱이 정규식량외에도 산과 들에 먹을 것이 충분하고 은신하기 용이할 정도로 수풀이 우거진 계절적 특성까지를 감안한다면 이들에 대한 생포나 사살이 그리 쉽지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들이 군관계자들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거미줄같이 쳐진 우리 군경의 수색망을 무장간첩들이 온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이상과 같은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수색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는데 일주일이상이걸릴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군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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