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재미교포 투자 상담가 자격으로 나진-선봉 국제투자토론회 참석차 12일오전 11시40분경 북경-어랑간 조선민항에 올라 세번째 북한방문 길을 열었다.
어랑공항에 오후 3시경 도착해 놀랍게도 짐검색도 없이 오후 4시40분경 인근어랑역에서 평양에서 18시간걸려 온 최상급 침대열차를 타고 나진으로 출발했다. 최상급 객차에는 복도에 녹색 카페트가 깔려 있었고 에어컨시설과 베니다로 장식된 객실벽, 정갈한 침대등이 해외투자가에 대한 북한의 배려를 느끼게했다.
룡현, 경성, 생기령, 승암, 라남, 금바위, 승원, 련진, 부거등을 지나며 수려한 해안선 경관이 보였다. 열차가 한 1시간여 달리자 청진에 위치한 그 유명한 김책제철소를 볼 수 있었다. 유류난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 김책제철소의 일부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것으로 목격돼 가동이 완전 중단되지 않고최소한 일부 시설은 가동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랑역에서 2시간 40분걸려 나진역에 도착하자 날이 어두워졌다. 대기하고 있던 버스로 갈아타고 숙소인 나진호텔로 출발했다.
나진호텔이 개관한 이래 처음으로 묵는 손님이라는 점에서 외부투자가들은 기분이 흡족해 보였다. 2백여명을 수용하는 이곳 호텔에 한꺼번에 많은 손님이몰려오자 객실배정에 대혼란이 발생, 손님이 이미 들어 있는 호실에 다른 손님을 배정하는 혼선이 종종 보였다.
북한이 이번 투자토론회에 얼마나 신경을 기울였는가 하는 점은 나진호텔 오픈을 토론회전에 실현시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속도전 을 한 것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필자가 지난 6월말~7월초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해도 나진호텔은 외곽공사를 겨우 마친 상태였고, 실내타일은 물론 엘리베이터, 욕조, 가구, 도배, 페인트칠등이전혀 안된 상황이었다. 실내공사를 2달안에 마칠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는데이를 실현한 것은 일단 북한 건설의 속도전 이 갖는 저력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배정된 방에 들어가자 마자 이같은 생각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샤워기에서 물이 새고 있었고, 온수와 냉수가 표시된 샤워기 손잡이가 색깔과는반대로 모든 객실에서 작동돼 일대 혼란이 발생했다. 또한 승강기가 수시로 가동이 안돼 외국인 투자가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나진호텔은 동양그룹이 홍콩법인인 타이슨그룹을 통해 2백만달러를 우회투자, 북한측과 공동으로 건설했으며, 미 시민권자 한인교포가 경영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13일부터 진행된 국제토론회 진행은 매끄럽게 진행돼 호평을 받았다.영어로 진행하며 한국어, 일본어, 노어, 중국어등으로 동시통역돼 리시버로 들을수 있게해 외국 투자가들의 대회발표내용파악에 큰 불편이 없었다.
이번 투자토론회에 참가한 서방기업인과 언론인들은 공식적인 비자를 받지않고초청장과 통행증에 입.출국 도장을 받는 것으로 이를 대신했다. 어랑공항과 어랑역, 나진역에서 X레이 검색을 포함, 사진기, 캠코더등 일체의 짐검색을 하지않은 것은 잔잔한 충격 이었다.
한국을 들러 방북한 미주교포들 상당수가 한국 잡지나 각종 책자를 갖고 입북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노력도 최근 무장간첩침투 사건으로 물거품이 될 공산이크다. 이번 간첩침투는 아마도 시장개방등으로 파탄직전의 경제와 식량난을 해결해야 하는 개방주의자와 적화통일에 물들어진 군부강경론자의 갈등이 빚어낸결과로 짐작돼 안타깝기 그지없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