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기도비닉(작전행동시 적에게 노출되지 않게하는것)을 유지하라, 움직이는 것은 간첩이다21일 오후 4시께 육군 화랑부대 13연대 9중대장 이상호(李相鎬)대위(28)는 매복전에 참여하는 3개소대 ○○명의 대원에게 매복 요령을 숙지시키고 칠성산(해발 9백53.6m)정상으로 이동시켰다.화기소대 조현덕병장(23)과 지원나온 3소대 강정영상병(21) 등 5명도 9백54고지능선에서 10여m아래 참호속에서 전방 및 후방경계를 하며 숨을 죽이고 무장공비출현에 대비했다.조병장과 M60 기관총 사수는 능선쪽으로 전방경계를 서고 강상병 등 3명은 산아래 방향 후방경계를 맡았다.
잠수함 발견 직후 긴급 투입돼 밤에는 매복, 낮에는 수색작전에 참여하느라 밀린 잠이 쏟아졌지만 이를 악물고 잠을 쫓으며 적 출현을 기다리기 시작한후 14시간이 조금 지난 22일 오전 6시40분께.
조병장 등은 동이 튼지 조금 지난 시간이라 공비가 출현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순간15m 전방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
일순간의 긴장이 감돌며 머리카락이 곤두섰지만 조병장은 침착하게 분대원에게 가까운 거리에 접근할때까지 사격하지 말 것을 소리죽여 전달하고 기다렸다.
가슴이 뛰고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조병장 우측 전방 4~5m 앞의 작은 바위 위로 조금 머리가 벗겨진 무장공비의 얼굴이 나타났으며 공비와 눈이 마주친 순간 조병장의사격을 시작으로 집중사격을 퍼부었고 공비도 대응사격을 했다.
그순간 후방경계를 서던 강상병이 한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지는 것이 보였지만부축할 여유가 없었다.
20여분의 집중사격을 한 뒤 사격을 중지하고 적막감을 느끼면서 쓰러진 강상병을 돌아보았을때는강상병은 왼쪽 이마에 철모안의 파이버까지 뚫은 단 한발의 총탄을 맞고 이미 싸늘하게 변해 있었다.
조금전까지도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무장공비를 잡자는 일념으로 서로를 위로했었는데 믿을 수가없었지만 감정에 북받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인근에서 매복하고 있던 매복조 3명이 합류, 2차 사격이 시작됐으며 수류탄 2발도 함께 투척했다.다시 10여분이 지난 후 쓰러진 강상병을 뒤로한 채 공비가 나타났던 바위 뒤를 확인했을 때 그곳에는 양팔이 잘리고 얼굴 아래부분이 함몰된 무장공비가 숨져있었으며 북한제 AK소총과 탄피 4발, 북한제 66권총, 민가에서 탈취하거나 밭에서 구해 구운 것으로 보이는 옥수수 19개 등이 널려있었다.
순간 잡았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지만 쓰러진 동료의 주검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강상병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분대원들은 현기증을 느끼며 작전에 투입돼 동고동락하던 강상병의 얼굴을 동이트며 밝아오는 햇살과 함께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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