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도 귀성인파는 전국민의 60%%인 2천8백만명으로 전국의 차도.철길이 북새통을 이루면서귀성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어두운 구석을 느끼며보름달을 맞아야 할 것같다.
후방의 국민들이 조상을 기리는 차례(茶禮)와 성묘를 하고 있을 동안 전방에는 강릉침투공비들의잔당소탕작전에 수만명의 국군병사들이 고향과 친지들도 잊은채 일촉즉발의 숨막히는 긴장속에적과 대치하며 보내야 하는 추석이다.
북한의 이중성이 생포간첩 이광수의 진술을 통해 또는 군이 노획한 공비들의 소지품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우리들은 공분과 함께 한때나마 그들도 우리 동포라며 가졌던 연민의 정 마저 차츰 싸늘한 배신감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비극적인 현실을 절감하며 맞이하는 보름달의 의미도 예년과는 다르다. 특히 이번공비들의 침투로 벌써 4명의 국군용사가 전사하고 민간인 1명이 희생되는아픈 대가를 치렀고 잔당소탕전에서 앞으로도 희생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예측불허의 상황이다.이들 유족들의 슬픔을 생각하면 마냥 즐거울수만은 없는 우울한 추석이 아닐수 없다.더군다나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에게는 멀지않아 통일이 될것이라고 지난해 추석에 가졌던희망이 이번 공비침투로 산산이 깨져버리는 아픈 추석이 되고 말았다. 이들 실향민들에겐 더더욱이번에 드러난 북의 야욕이 원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지난 여름 닥친 경기.강원북부지역의수해와 대형산불로 수확마저 시원찮은데다 아직까지 그 상채기가 남아있는 이들 지역주민들의 올추석도 쓸쓸하기는 실향민 못잖다. 이들 주민들은 곧 닥칠 동절기가 오히려 걱정되는 우울하기짝이 없는 추석일 뿐이다.
그뿐인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기불황여파로 불가피하게 생계의 터전을 잃은 수많은 실직자들에겐 당장 가족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절박함속에 놓여 있다. 이들에겐 발등에 떨어진 불때문에 조상의 차례도 경황이 없는 추석일 따름이다. 그나마 직장을 잃지 않은 수많은 근로자들도 예년보다 훨씬 가벼워진 봉투 라도 들고 고향을 찾고 있지만 언제 자신들에게 닥칠지 모를 남의 불행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귀향의 발길이 그리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유난히 힘들고 긴 시련의 터널속에서 맞는 추석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여기에서 절망할수는 없다. 이 보다 더한 수많은 시련도 견뎌왔던 강인한 정신력을 십분 발휘, 슬기롭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좌절만하고 있을 것인가. 점차 냉엄해지는 국제무대에서 우리가낙오할 수는 없다. 그동안 쌓아온 그 저력을 다시 일깨우고 반성하며 재빨리 이 불황과 시련의늪을 빠져 나가야 한다.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1만달러소득이란 자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우울한 올추석의 그늘을 말끔히 지워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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