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록카페慘死 서울만 아니다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29일밤 서울 신촌대학가의 록카페 화재로 10여명의 젊은 남녀가 숨지고 1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은 국가비상사태에 일어난 것이라 우리들에게 더욱 큰 충격과 함께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본보기로 보여진다.

우리들은 이번 추석연휴를 맞아 전방엔 아직 공비잔당소탕작전중에 있는 만큼 아무리 명절이지만좀 더 검소하고 자숙하는 마음으로 보내기를 기대했고 또 국민들 스스로가 성숙된 자세를 보일것으로 믿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옥에 티 랄까 큰 사고없이 잘 넘어가는 듯하던 연휴 마지막날에 그렇게 우려했던 대형참사가 서울의 대학가인 롤링.스톤즈 라는 지하 록카페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여기에서 우선 짚고 넘어갈 문제는 그 록카페에서 20대남녀들이 술마시며 서로 뒤엉켜 춤추면서쾌락에 빠져 있을 그 무렵 전방에는 그들과 같은 또래 수만명의 우리 군장병들이 추위와 굶주림도 잊은채 공비잔당소탕에 한 눈팔수 없는 긴장속에서 보내고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전방이 비상사태라 해서 국민들의 행동제약을 지나치게 강요할 수는 없다. 때에 따라선 그래도 명절인 만큼 가족끼리 또는 친지들 끼리 만나 나름대로 즐기는 것이야 어쩌겠는가. 그것까지 하지말라는것은 지나친 간섭이고 개인의 자유를 너무 제약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문제의 록카페에서 젊은 남녀들이 지나치게 쾌락를 즐기다 결과적으로 대형참사로 이어졌으니 실로 안타깝기 짝이 없는 노릇이 아닐수 없다. 그들이 조금만 국가비상 이란걸 머리속에 유념하고 있었더라면 자숙했을테고그렇게만 됐다면 이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것이란 가정을 해볼때 더욱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것이다. 두번째는 역시 늘 지적하는것이지만 록카페라는 술집과 뮤직홀을 믹스해놓은 젊은이들의 광장에 대한 소방점검과 변태영업등을 당국이 사전에 철저히 단속했더라면 이번사고는 충분히막을 수 있었기에 근원적인 책임을 당국은 면하기 어렵다.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술과 함께 퇴폐적인 춤까지 출수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은 것은 명백한 변태영업이고 특히 추석전후로 사전 점검을 반드시 했어야 할 사고사각지대 였다. 더더욱 록카페의 위치가 대부분 건물지하라 사고때 대피할곳은 좁은 출구뿐이고 실내장식의 재료가 강한유독성 물질인 점을 감안, 업주의 안전의식도 문제지만 당국의 단속권역밖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현실 이 더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을 하는건 지난 83년 대구 초원의 집 이란 디스코텍에서 대형참사를 다시 생각하게되고 서울과 같은 록카페가 대구에도 줄잡아 1백여곳이나 성업중이라는 점에서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기때문이다. 곧 닥칠 동절기에 대구의 관계 당국도 차제에 철저한 단속과 점검을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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