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그대로 일밖에 모르는 충직한 공무원이었습니다1일밤 숙소에서 피살된 최덕근(崔德根.54) 블라디보스토크 영사의 동생 집에 모여든 가족들의 모습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 우성아파트 102동 909호 최영사의 막내동생 춘근씨(42.회사원) 집에는 큰 형님 영근(永根.57.개인사업) 씨등 가족 10여명이 울먹이며 짐을꾸리고있었다.
영근씨는 지난 8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와 오랜만에 가족들을 보며 즐거워했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떻게 이런 거짓말같은 일이 있을 수 있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최영사는 지난 93년 2월부터 95년 12월까지 주우크라이나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의 영사로재직해왔다.
15년전 공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 부이사관까지 오른 최영사는 과묵함과 검소함이 몸에 배인 전형적인 공직자 였다고 장조카인 현성(現性.29.회사원)씨는 회상했다.
경기도 송탄에서 태어나 배재고와 한국외대 노어과를 졸업한 그는 5남1녀중 둘째로 바쁜 외무공무원 생활속에서도 송탄에 계시는 부모님의 안부를 항상 챙기는 효자였다고 한다.
제수인 고재춘(高在春.39)씨는 새벽 5시께 러시아 영사관에서 처음 연락을 받고 한동안 넋을 잃었다 며 시아주버니의 피살 소식을 듣고 시부모님께는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둘러댔다 고 말했다.
최영사의 가족은 부인 김영자씨(52)와 1남1녀.
부인 김씨는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 함께 거주해왔고 아들 현철씨(24)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 공립대 2학년에 재학중이며 지난 8월 결혼했다.
이들은 오후 2시 김포공항에서 부정기 항공편을 이용 블라디보스토크 현지로출국했다.
○…피살된 최덕근 블라디보스토크영사의 딸 성이(成伊.26)씨와 사위 김영진(金榮進.28.대학원생)씨 부부가 살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당동 화성아파트 608동 1801호의 출입문은 오전부터 딸 부부가 블라디보스토크 현지로 떠나굳게 잠겨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 남덕숭(南德崇.61)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사위 김씨가 집안에 일이 생겨 러시아에 다녀오겠다며 가족들과 함께 집을 나갔다 며 성이씨는이미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었는지 두살된 아들 민섭군을 껴안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고 말했다.
○…피살된 최덕근 주블라디보스토크영사 부모가 살고 있는 경기도 평택시 이충동 120의1 집에는 피살 소식을 전해들은 친척들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날 오전 피살 소식을 전해들은 최영사의 부친 종현씨(74)와 모친 김명순(72)씨, 부모와 함께 살고있는 최영사의 동생 태근씨(45) 부부는 블라디보스토크 현지로 가기 위해 오전 11시께 서울로 출발.
집을 지키고 있는 최영사의 7촌 조카 원갑(元甲.40)씨는 평소 위장이 좋지않아고생하시는 할아버지가 아저씨의 피살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셨다 며 만류를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못하겠다 고 눈물을 감추시지 못한채가족들과 서울로 갔다 고 말했다.
5남 1녀중 차남인 최영사는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에는 꼬박꼬박 이 집에 들렀으며 이번 추석때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국제 전화를 걸어 부모의 안부를 묻는등 동네에서 소문난 효자였다고 친척들은 전했다.
조카 원갑씨는 아저씨가 지난 8월 10일 아들 현도(24) 결혼식날 만났을 때먼곳에 있지만 항상 부모님과 가족들을 걱정한다. 건강하게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겠다 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며 최영사의 피살이 실감나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최영사의 고향 마을은 수성최씨 집성촌으로 30여가구가 살고 있다.
○… 숨지기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부모님 건강을 걱정하며 추석 안부전화를나눌 때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도저히 믿을 수없습니다
피살된 최덕근 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영사의 동생 춘근씨(43.회사원)는 2일오후 2시30분 블라디보스토크항공 1744편으로 현지로 떠나기에 앞서 형님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춘근씨와 함께 김포공항을 떠난 가족은 숨진 최씨의 장조카 현성씨와 제수이자 춘근씨 부인인 고재춘씨, 사위 김영진씨 등 모두 4명.
그러나 최씨의 딸 성이씨(26)는 아들 민섭군(2)의 동반비자가 나오지 않아 합류하지 못했다.
성이씨는 출국장 앞에서 아들을 붙잡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며통곡했으며 춘근씨는 괜히 현지에 가면 고통이 더 클테니 집에서 기다리라 며조카를 위로.
춘근씨는 오늘 아침 6시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로부터 형님이 몸이 불편하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만 해도 죽음을 맞았을 줄은 전혀 몰랐다 며 형수님은 실신 상태라 통화가 불가능했다 며 눈물을 흘렸다.
비자가 나오지 않아 공항에서 출국을 포기한 최씨의 맏형 영근씨는 평소 건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동생이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며 지난 8월 조카의 결혼식 때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고 울먹였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