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이 우리의 동해안에 무장공비를 내려보내놓고 사죄와 반성의 빛을 보이기는 커녕 곧 남(南)에 보복하겠다고 협박을 공공연히 늘어놓는 것은 우리국민의 울분을 참지 못하게 한다. 잠수함무장공비침투를 자행한 북한이 입을 열지못하고 있다가 급기야 이른바 조선통신성명 을 통해 긴급대피 라고 거짓핑계를 대면서 보복 을 선언하더니 이를 2일의 정전위에서 또다시 확인한 것이다.적반하장(賊反荷杖)도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면 할말을 잊는다. 그렇지만 북한이유례에 없이 군사정전위비서장접촉에서까지 가까운 시일안에 보복할테니 미군은 개입하지 말라 고 한 것은 단순한 협박차원을 넘어선 선전포고성(宣戰布告性)발언으로 비쳐지는 만큼 분노의 심정만 터뜨리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더욱이 북의 보복성명후 공교롭게도 블라디보스토크주재 한국영사가 피살됨으로써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진상을 알 수 있겠지만 우리국민의 신경이 날카로워지지 않을 수 없다.
북이 노리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적화겠으나 최근의 공비침투등에서 보여주는 것은 국지적 목표의 활동외에 우리측의 혼란과 불안을 조장하는 것이었다. 북의 이같은 생떼와 도발에 군과 정부당국은 물론 우리 국민들도 격앙된감정만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냉철한 이성으로 그들의 의도를 판단하고 적절한대응을 해야만 그들의 계략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다. 아직 국가안전보장회의를소집할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으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군과 내각에 만반의대비를 지시했고 군은 북한군의 미세한 상황까지 분석, 대응토록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측이 한미(韓美)연합대북감시를 워치콘3 을 워치콘2 로 격상하는 문제를 주한미군과 협의하고 있는것은 일단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동해안무장공비침투에서 보여주었듯이 이같은 조치나 대비가 지시와 외양적 움직임만으로 효과를 달성할 수 없음을 익히 보아왔다. 저들의 도발이 어느 장소, 어느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 자행될지 알수 없는 상황인만큼 특히 국토방위의 직접 책임을 진 군의 기민하고 긴장된 자세가 요망되는 것이다.아울러 저들은 후방교란과 해외공관, 여행객들을 노릴수도 있는 만큼 경찰, 관련기관, 국민 모두가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다. 비록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저들의 도발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만큼 만약의 경우 우리의 피해를 막기위해선 군.관.민 모두가 북측의 도발가능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정부와 군당국에 당부하고싶은 것은 우리가 무장공비 침투로 피해를 입고도 또 저들의 도발을 받는데 대한 국민의 정서를 헤아려서 우리측도 수세적만이 아닌 적극적 태세의 대북(對北) 대응책을 마련해야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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