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물을 보고서 운세를 예견하는 관상학(觀相學)이 있듯이 가택(家宅)의 터와 모양에 따라 운세를 보는 가상학(家相學)이란게 있다.
쉽게 말해서 집 관상인 셈이다.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묘소의 명당을 따지는 음 택과 대비되는 양택(陽宅)의 상(相)을 따지는 개념으로 묘소의 터만 중요한게 아니라 현세의 주거공간도 운세에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집터로서 한국 제일의 복터(福祉)는 청와대 구 본관터(옛 경무대)뒷쪽으로 알려 져 왔다. 일제 총독부가 경복궁의 전면에 총독부 청사(철거중)를 지은 뒤 다시 조선 왕실의 기(氣)를 끊기 위해 경복궁 후면에 총독 관저를 지으면서 바로 그 소문난 복터를 물색토록 했으나 조선인 풍수 지관(地官)이 복터에서 비껴 터를 잡아 그 건물에 드는 주인은 망하도록 했다는게 당시 풍수계의 구전(口傳)된 정설이다.
꿰맞춘 얘기가 될수도 있겠으나 구 청와대 본관 건물에 기거했던 주인들은 일 본인 총독에서 부터 초대 이승만 대통령,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 우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임기를 다 채우거나 뒤끝이 깨끗하게 끝난 분들 이 없었던것 같다.
공교롭게도 윤보선 전대통령은 5.16바람에 1년 7개월만 짧게 기거했고 최전대 통령 역시 재임기간동안 청와대 보수공사로 숙소만은 거의 총리공관을 사용해, 청와대 주인이 망하도록 했다는 가상(家相)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셈인데 그런 탓인진 모르나 군부에 의한 단명 대통령 이란 불운은 있었지만 오래 기 거했던 나머지 대통령들처럼 하야나 시해, 투옥등의 오욕은 당하지 않았다. 어쨌던 가상학 논리대로라면 취임당시부터 새로지은 신관에 입주했고 입주 그 해 10월 운세 나쁜(?) 구(舊)본관에는 단 하루도 기거하지 않았던 김대통령의 경우 퇴임후 5.6공 뒤끝과 같은 정치적으로 불행한 운세는 겪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가능하다.
하기야 가상학을 떠나서도 정권교체 이후의 국가적인 불행은 더이상 없어야 나 라가 편안하다는 바램에서라도 지금의 청와대 집터와 가상이 길상이기를 바라 야 겠지만….
추석도 다지나갔는데 소중한 지면에 풍수니 가상학 같은 구름잡는 얘기를 꺼낸 것은 혹세무민의 논리로 지목받기 쉬운 풍수나 가상학을 공식으로는 외면하는 듯 하면서도 때로는 대권에까지 연계지워 관심을 두는 인물들이 없지 않았고 지금도 정부청사 터잡는 일에까지 지관을 부르는 관행이 현존해서이다. 지난해 DJ가 모지관이 영도자가 날 땅 으로 잡아준 명당(?)에 가족묘지를 몽 땅 이전했던 일이나 청와대측이 구 총독부 건물 철거를 하면서 풍수사 모씨에 게 어떤 방법으로 철거해야 풍수지리적으로 좋겠느냐 는 자문을 해왔다는 얘 기 등이 그런 예다.
최근 김대통령이 상도동의 사저를 헐어버리고 다시 새집을 짓겠다고 했다는데 사실은 그래서 청와대 집터 이야기에 덧붙여 가상학 얘기를 꺼내게 된 것이다. 가상학에서는 일부의 증개축은 운세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돼있으나 완전히 헐어버리고 새로 지을 경우 구조와 방향등에 따라 운세변화를 크게 줄 수 있다고들 한다.
김대통령이 사저를 다시 짓겠다는 이유는 낡고 오래됐기 때문에 새로 지어야 한다는 상식적인 이유일뿐 신개축을 통해 가상학적으로 퇴임후 좋은 운세를 염 두에 둔 개축은 분명 아니라 믿는다.
누구나 집이 오래돼 주거가 불편할 정도면 다시 지을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 적 자유요 권리이며 대통령의 새집 장만도 평범한 이웃일처럼 축하해줄 일이 다.
그러나 과연 지금이 대통령이 사저를 신개축해도 괜찮을 만큼 적합한 시기 냐 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있다.
취임 무렵 그는 유세때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퇴임후 상도동 그집에 그대로 들어 가겠다 는 약속을 반복 강조한 적이 있다. 발언 당시는 때마침 퇴임한 노 대통령과 전대통령이 연희동 사저를 증개축하면서 호화판 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었을 무렵이어서 상대적으로 누구들처럼 사저 개축따위는 않는다는 깨끗한 이미지를 내보인 의미도 없지 않았다.
그때 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말하는걸 지키는게 중요합니다 지금 그 약속과 다짐이 깨지고 있다. 자신의 실정에 의한 경제난국으로 국민들의 생 활에 잔뜩 주름이 잡혀 있는때 약속을 깨고 사저 신축 얘기를, 그것도 재임중에 꺼낸다는것은 아무리 봐도 온당해 보이질 않는다.
관상과 가상이 아무리 어떻다 해도 가장 중요한 운세 변화는 역시 심상(心相) 에서 온다. 작은 언약도 끝까지 지키는 정직한 마음, 백성이 어려울때 지도자도 사저 불편함 정도의 고초는 함께 겪겠다는 성실된 마음, 그런 지도자다운 심상 만 있다면 묘터나 가상이야 아무려믄 어떻겠는가. 그래서 DJ의 명당 이장과 YS의 사저 개축은 국민들 눈에 가을하늘처럼 투명한 영상으로 들어오질 않는 것 같다.
묘터나 가상보다는 지도자들의 심상(心相)이 바로서야 나라의 운세가 밝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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