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저녁, 창넘어 둥근 달이 말없이 다가온다. 초생달이 보름달이 되고 , 다시 만월이 그믐달이되는 이치를 생각해본다. 세세년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억겁의 수레바퀴처럼 돌고있는 달. 달은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과 아름다움을 심어준다.
옛날 소동파의 적벽부, 베토벤의 월광곡은 달빛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제아무리 세차고 빠르게흘러가는 유수라도 물속의 달그림자를 흘려보내지는 못한다. 세상이 아무리 뒤틀어지고 어지럽혀져도 달은 여전히 옛그대로의 달이다.
달의 아름다움은 변함없는 질서에 있다. 보름달이 그믐달이 되는 , 그래서 순환을 거듭하는 달은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지를 못하다. 어느날 갑자기 보름달이 된 사람들은 자기가 곧 그믐달로 돌아갈 것이란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 그믐달이 된 혹자들 역시 보름달이었던 당시만을 그리며 자신이 그믐달이 된 연유를 알려고 하질 않는다.
세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있는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 역시 그렇다. 나라를 이끌었던 높은분 역시 달이 순환하는 이치를 몰랐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권세를 휘두르던 보름달시절 , 가슴에 한(恨)을 키워온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신의 그믐 달 시대 를 준비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회한의 나날은 없었으리라.
어디 그뿐인가. 대권후보로 까지 거론되던 한 국회의원은 최근 선거에 따른 잡음으로 쪽박신세를지게됐다. 보름달만을 키우려 온갖 권모술수를 다 동원했기 때문일 게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효성가톨릭대 부교수.동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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