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40억원대의 어음을 부도낸 혐의로 14일 구속된 기업인 성신경씨(38)는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산다 는 속설을 잘 보여줬다.
성씨는 지난해 8월 대구시 서구 이현공단에 태운물산이라는 염색가공업체를 설립했다. 대지는 대구은행 대출 12억원, 기계설비는 대구리스 자금 16억7천만원으로 마련했다.
회사설립후 성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4월말까지 5개월간 공장을 가동하면서각종 부품, 재료 등 40여억원어치를 모두 어음으로 지불, 부도난 4월30일까지한푼의 현금도 결제하지 않았다.
어음은 당좌수표와 달리 부도가 나더라도 고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받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성씨는 고의성이 너무 짙어 구속됐다는게 경찰의 설명.
성씨는 △5개월만에 40억원대 2백89매의 어음을 발행하면서 한푼도 갚지 않았고 △부도 5일전에도 은행에서 어음용지를 수령, 9장의 어음을 발행했으며 △부도 3일전까지 물건을 공급받으면서 미수 처리했다는 것.
1백만원에서 4억8천여만원까지 성씨에게 피해를 본 99명은 조금이라도 돈을 받아내자는 심정에 고소를 포기했다. 그러나 약 4천만원의 피해를 입은 신모씨가고소해옴에 따라 뒤늦게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도를 낸후에도 성씨는 49평아파트에 살며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밝혀졌다. 더욱이 성씨는 부도를 낸 후 6월 부인 오모씨(32) 명의로 주식회사태운물산을 설립했다. 현재 성씨 명의의 재산은 거의 없어졌다.
성씨는 유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1~2년형을 받으리라는 것이 경찰관계자의 설명. 법적으로 피해자들이 성씨로부터 돈을 받아낼 방법은 전혀 없어 보인다.
〈"빚만 쌓인다" 사장부인 자살〉
[나 죽고 나거든 회사 정리하고 직장생활하세요. 월급생활하면 지금보다는 살기가 훨씬 나을 거예요] 12일 오후5시30분쯤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이경희씨(46.여.북구 노원2가)가 남긴 유서는 구구절절 불황 속에 고생하는 영세사업자 가족의 아픔을 담고 있었다.
2천만원 빚을 안고 새로 시작했다가 벌써 빚이 7천만원을 넘었으니 공장 계속
해도 빚만 쌓일 뿐이에요. 빌린 돈 갚을 힘이 없으니 내가 죽어야 가난이 끝날것 같아요 이씨의 남편 김영훈씨(48)는 아들 (27)과 함께 3공단에서 조그마한철공소를 운영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올들어 주문물량이 뚝 떨어지고 그나마 일감을 구해도 수금이 되지 않는 악순환만 계속됐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공장을 그만둘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어머님께 죄송해요. 균아 너도 앞으로 사업해보고 계산이 맞지 않으면 빨리그만두거라. 숙아 네 시험 앞두고 먼저 가서 미안하다. 군대간 성이에게는 아무연락하지 말고 찾거든 가출했다고 말해줘요 진작부터 자살을 생각해온 탓인지이씨는 가족 한사람 한사람에게 또박또박 미안함의 글을 남겼다.
이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편과 큰아들에게 직장생활 할 것을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이씨의 죽음은 요즘 세상에는 사업이라고 벌이면 빚만 늘고 생활은 더쪼그라든다 는 영세업자 가족들의 답답한 현실을 뼈아프게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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