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위원의 대표연설은 전날 안보와 경제를 향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점을 강조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시정연설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이대표 또한 21세기로 가는 길목에서의 큰 과제로 남북분단상황에 따른 전쟁위험의 극복과 성숙된 선진공동체건설을 위한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두가지를 우선순위로 들어 연설문의 상당부분을할애했다. 당대표이자 여권내 예비 차기대권주자이기도 한 그이기에 적지않은 신경을 쓴 흔적 또한 엿보였다.
다만 이대표는 이같은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의 여야간 첨예한 논란거리가 되고있는 대공수사력강화를 위한 안기부법 개정및 경찰수사력 강화등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비준 동의안, 예산안및 법안통과 등에 야당의 초당적 협조를 보다 직설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파문과 관련해선 한마디 언급도 하지않아 이를 회피코자 한 의도가 엿보였다.
이대표는 우선 안보문제와 관련, 무장공비침투사건은 우리에게 남북분단의 위험성과 불확실성이얼마나 심각한지를 분명히 일깨워 주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통일부총리 당시 곧잘 인용하던 남북관계는 대결하면서도 대화하는 분단상황의 이중성 이란 표현을 다시 쓴뒤 그러나 이번무장공비침투사건은 이같은 현실의 기본적 상황속에서도 남북대결의 모양과 질적 내용이 크게 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이대표는 전쟁은 예방해야 하며 이것이 정책목표의 최우선 순위라고 못박고 이는 힘의우위로만 억제될수 있으며 따라서 철통같은 안보체제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군의 지휘체계,감시력, 기동력, 정보판단력에 대한 철저한 분석및 평가 △국방체계의 과학화 △한.미등 주변국과의 공조체제강화등을 그 실례로 들었다. 그는 또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의 단합된 힘과 의지를 강조하며 안기부법개정등의 처리에 특히 여야간 원만한 처리를 호소했다.
이대표는 이어 연설문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 경제문제에 언급, 우리경제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선택과 결단을 회피하다, 오늘의 부담을 내일로 미루다, 문제가너무나 누적되었다 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대표는 또 고비용 문제해결을 위해 △이자율하향및 금융산업구조개혁 △공장용지가 인하△노동비용 안정 △사회간접자본의 획기적 확충 △기업체의 준조세적부담금 최소화등을 제시했다. 특히 공장용지가 인하는 지방공단의 가격인하에 주력하고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해서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민자유치법의 개정을 통한 과감한 유인책을 쓸 방침임을 내비쳤다.
이대표는 또 경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과학기술력의 획기적 향상 △창의력에 대한국민적 인식과 발상의 대전환및 교육개혁 △중소기업활성화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기능의 활성화및 공정거래질서 확립 △정부의 생산성향상 △과소비지양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를 구체적으로 담보하는 대안으로 기술보험제도 도입, 중소기업 연쇄도산방지를 위한 어음보험기금 설치, 규제개혁기본법 제정등을 내놓았다.
이대표는 특히 우리의 OECD가입은 국가위기관리능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일종의 구제보험에 가입하는 것 이라며 가입당위성을 설파, 야당측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했다.
이대표는 연설문 막바지에 국회제도개선활동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뒤 민주주의의 성공은 절차의민주화와 제도화에 달려있고 국회 운영절차를 가장 합리적 원칙에 따라 제도화하고 이를 관행으로 정착시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며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한 여러 법안도 원만히 처리될것을 기대한다 고 말해 야당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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