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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九龍]"

국회 국정감사장에까지 올라 페놀보다 더한 해악 으로 의원들의 질타대상이되기도 했던 TV드라마 애인 이 어제(22일) 종영(終映)됐다.

시청자들을 무책임하게 자극해 놓고는 불륜의 주인공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아해피앤딩으로 어물쩍 끝냈다는 평이다.

이 드라마는 혼인의 신성함과 건전한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사유로방송위원회로부터 두차례나 경고를 받았다. 또 방송위가 마련한 드라마의 소재 및 사회적 영향에 관한 토론회 에서 불륜(不倫)의 사랑이 떳떳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오히려 가정이 두사람의 사랑을 구속하는 걸림돌이라는 느낌을 전달받고 있다 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애인 종영이후

이처럼 불륜을 다룬 TV드라마의 해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는 달리 지금

방송가에서 애인 이후 희한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중파방송들이 불륜드라마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애인 이 3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올린데 고무된듯 방송사마다 기혼남녀의 불륜을 소재로한 드라마를 내보내거나 내보낼 예정이다.

현재 방영중인 유혹 머나먼나라 (KBS2) 길위의 여자 (MBC)나 다음달 4일

부터 방영될 갈증 (KBS2)등이 하나같이 기혼남녀의 불륜을 애절하고 아름답게 그린 그렇고 그런 스토리라는 것이다.

올해들어 불륜을 소재로 다뤘다가 방송위원회의 제재판정을 받은 드라마가 8건에 이른다고 한다. 앞으로 방영될 애인 과 비슷한 드라마들도 제재판정을 받을 것이 뻔하다. 지난해 1건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 방송사들의 저질경쟁이 어느정도 심각한지 알수있다.

우리사회의 도덕적 불감증을 방송사들이 앞장서 확산시키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토론회에 참석한 방송사 대표들은 일부 비판여론에 대해 우리사회에 음성적으로 번지고 있는 기혼남녀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도 방송의 기능이란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는 성개방 풍조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춰보겠다는 의도인것 같다.

그러나 몰가치적이고 비윤리적인 소재를 시청률만 의식해 온가족이 함께 보는시간대에 방영, 가정이나 사회에 비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않은것 같아 방송의 공익성을 저버린 느낌이다.

공익성 외면한 행패

공중파방송은 소설이나 영화와는 달리 우리들의 일상생활 중심에 들어와 있어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또 가장 대중적인 오락매체인 TV드라마는 대중의 욕구나 정서와 교감할 경우 드라마 이상의 의미와 역할을 갖기도 한다.

이때문에 불륜을 다룬 드라마는 누구나 한번쯤 느꼈음직한 감정의 문제를 눈앞의 현실로 만들어 무의식으로 행동을 부추기는 계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부모들의 비정상적인 모습이 자녀의 눈에 부정적인 형태로 투영될 경우불안감이나 불신이 조장될 수도 있다는 교육학자들의 지적이다.

재미없는 세상에 자극제가 되어 좋지 않으냐 고 국감발언 국회의원에게 항변하는 주부들만을 의식해 방송사들이 이런 저질드라마를 계속 보내다가는 방송이 가정을 해체하고 불륜을 조장하고 선동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불륜드라마가 판을 치는것은 방송위의 제재 결정이 지극히 형식적인데도 문제가 있다. 책임자 징계나 연출정지등이 고작이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현행제도에선 방송의 공익성과 윤리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방송인 스스로가 깊이 새겨주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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