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與野의 진단과 3色처방

금년도 정기국회의 예산심의와 입법방향을 제시할 3당 대표연설이 끝났다. 3당대표들은 한결같이 우리가 경제와 안보의 난국에 처했음을 인정했으나 그 대처방법에는 엄청난 시각 차이를 보임으로써 앞으로 난국 극복에 적잖은 부담이될것이란 우려를 낳고있다.

그나마 내년의 대선(大選)만을 의식, 3당대표들이 대선 환경조성 을 위한 정치연설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을까 하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안보와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나름대로 폭 넓은 처방을 제시한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그러나 문제점은 3당이 같이 진단했으나 그 원인과 대처 방식에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 당면한 국난(國難)극복을 위해 국력을 결집하기에는 역부족(力不足)일것 같은 느낌을 갖게된다.

신한국당의 이홍구(李洪九)대표는 우리 안보 난국을 외부 환경 악화에서 비롯된것으로 파악, 국민의 폭 넓은 이해와 동참을 호소했다.

반면 국민회의 박상규(朴尙奎)부총재는 현재의 안보 위기가 군(軍)인사의 불공정성과 안보의 정치악용에서 비롯 됐다고 지적했고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일관성 없는 대북(對北)정책 때문이라 주장, 여와 야가 느끼는 안보위기 의식이 그 내용면에서 현격함을 드러냈다.

또 경제가 오늘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으로 신한국당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적 결함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비해 야당쪽은 신경제 정책의 전면실패 (박상규 국민회의 부총재)와 개혁, 사정등 현정부의 허세때문에 경제만결딴났다 (김종필 자민련총재)고 동떨어지게 진단하고 있다.

난국 대처방안으로 신한국당이 북에 대한 힘의 우위를 주장하고 기업의 경쟁력10%% 제고 를 내세운데 비해 국민회의는 안보를 정치에 악용말것과 금융실명제의 보완을, 자민련측은 대북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경제정책의 획기적 시정을요구하고 있다. 물론 3당주장은 어느 면에서는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그러나 지금이 어느때인가. 이처럼 위급한때에 유장한 논의로 세월을 보내서야될 일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 시점 여와 야의 이처럼 다양한 시각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야가 서로 상대방 주장을 받아들이는 슬기와 아량으로국난 극복을 위한 결집된 힘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따져보면 우리안보가 외부환경 악화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주장이 틀리는것이 아니지만 야당대표가 주장하는바 군인사 공정성과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유지해야한다는 주장도 또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경제역시 효율성 제고도 중요하지만 실명제등 경제시책의 보완도 검토할 만한충고인 것이다.

지금은 종전처럼 끝없는 정치논쟁으로 실기(失機)할때가 아니라 생각된다.

그보다는 여는 야의 충고를 귀담아 듣고 야는 여의 주장을 정치논리로만 받아들이는 편협함을 버리고 여와 야가 합심해서 안보와 경제난국을 탈피키 위해총력을 결집할 때라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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