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양호비리의혹 수사마무리

"운전병 對質신문하자 수뢰시인"

이양호(李養鎬) 전국방장관 비리의혹 사건은 26일 검찰이 이씨로부터 수뢰혐의를 자백받음으로써 지난 17일 국민회의 폭로 이후 수사착수 8일만에 마무리됐다.

검찰 수사는 순순히 수뢰사실을 시인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씨가 검찰이 들이댄 여러 정황증거에도 불구, 끈질기게 부인하는 바람에 막판 진통을 겪었으나뇌물 수수가 이뤄진 지난해 식목일 당일의 수뢰행적에 대한 집요한 추궁끝에개가를 올릴수 있었다.

이로써 국방 총수가 현직에서 물러난지 하루만에 군사기밀 유출과 뇌물연루의혹이 폭로되면서 시작된 이번 수사는 이날 이씨의 구속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수사는 초기부터 핵심인물인 권병호(權炳浩.54)씨의 신병확보가 어려웠기때문에 이씨 개인을 표적으로 진행돼 어려움이 많았다.

검찰은 대우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이씨의 수뢰사실에 대한 심증을굳힌뒤 수뢰행적을 집중 조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뇌물 커넥션 의 당사자들인 대우중공업의 윤영석(尹永錫.이하 사건당시 직책)회장,석진철(石鎭哲)사장은 모두 해외 체류중이었고 국내에 유일하게남아있던 정호신(鄭虎信) 전무 마저 잠적,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먼저 이씨의 전전속부관 이성우(李成雨)씨, 대우중공업 임영진(林泳珍) 고문등을 불러 뇌물 커넥션 에 대한 정황 조사를 마친뒤 수사착수4일째인 22일 윤회장을 소환한데 이어 다음날 윤회장과 정전무, 석사장 등 이른바 대우중공업 트리오 의 신병을 모두 확보, 추궁한 끝에 수뢰혐의의 단서를포착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에서 대우측으로 부터 이씨가 무기중개상 권병호씨(54)로 부터 1억5천만원을 건네 받았음을 이씨가 확인해 줬다는 진술을 얻어내고 24일밤 이씨를 전격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씨는 대우 관계자들과의 대질 신문에도 불구, 현찰로 뇌물을 받았기때문에 검찰이 결정적인 물증은 갖고 있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듯 식목일 당일자신이 드림랜드 만찬행사에 참석하느라 수뢰장소인 타워호텔에 없었다 , 내가언제 어디서 어떻게 대우측에 돈을 받았다고 확인해줬느냐 며 수뢰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앞서 이씨는 검찰에 소환되기전 자신의 운전병이었던 김경민(金景旻.24.D기획사원)씨로 하여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언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씨의 완강한 부인으로 초읽기에 몰린 검찰은 이씨를 굴복시킬 보다 정밀한정황이 필요하자 중국 북경에 은신해 있던 권씨에게 식목일 당일의 정황을 다시 낱낱이 캐물었다.

검찰은 권씨가 북경으로 잠적한 이후 서울의 측근과 계속 전화로 접촉해온 사실을 알고 이 측근을 통해 수시로 권씨와 연락을 취해왔었다.

검찰은 권씨로 부터 수뢰 당일 이씨가 분명히 운전병이 모는 전용차를 타고왔었다 , 차 뒤트렁크에 돈가방을 넣을 당시 운전병이 뒤트렁크를 열었기 때문에 분명히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을 것 이라는 등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알려졌다.

검찰은 25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의 D기획 사무실로 수사관 2명을 보내 김씨를 전격 연행했다.

김씨는 검찰에 불려와서도 장관을 모시고 타워호텔에 간적이 없다 고 부인하다 검찰이 권씨의 말을 토대로 당시 정황을 추궁하자 끝내 굴복, 이날 오후 10시께 부터사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검찰은 김씨를 이씨 앞에 앉혀 대질 신문을 벌였으며 결국 이씨는 수뢰사실을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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