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權씨 녹음테이프 무슨내용 들었을까

"대부분 대우쪽 [멘트]인듯"

무기중개상 권병호(權炳浩.54)씨가 대우중공업측으로부터 경전투헬기 사업을 수주시켜주면 2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 녹음테이프의 진상은 무엇인가.

이 테이프는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이 대우중공업측이 실제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해주고 있는 3억원외에 추가 뇌물이 제공됐는지 여부를 놓고 의혹을 던져주고 있다.

이에대해 검찰은 해외로 도피한 권씨가 무기중개과정에서 대우중공업측과의 돈거래가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해 만든 다분히 의도적인 증거물 로 신빙성을 두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권씨가 그동안 주장해온 녹음테이프 내용은 이 전장관에게 뇌물을 건넨대우중공업 관계자들의 멘트 가 주를 이룬다.

예를들어 권씨는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대우중공업 정호신(鄭虎信) 당시전무와 석진철(石鎭哲)사장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정씨등이 약속한20억원중 지불한 3억원을 빼고 나머지 17억원을 14억원으로 깎자 고 했다는것.

권씨가 대우중공업 관계자들의 언급을 주로 녹음해 왔다면 권씨는 거액을 받아내야할 대우측의 진의를 계속 주시하면서 만일의 사태가 날 경우 이를 십분 활용하려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권씨가 이전장관 보다는 대우중공업측과의 거래 의도와 동향에 의심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권씨는 지난 92년 이후 상당히 오랜기간 이전장관과 안면을 터온 관계였고 이씨가 공참총장.합참의장.국방장관등 고위 공직을 쉼없이 역임하고 있던 정황등에 비춰 이씨의 동향에 그다지 염려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무엇보다도 돈이 나와야 할 곳은 어차피 대우측이고 1차 관심도 대우측의진의에 쏠려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

특히 지난해 10월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터진이후 대우측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로비자금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상황을 가정해 본다면 권씨는당초 약속한 13억원의 지불이 차일피일 지연되자 이 녹음테이프를 대우측에 대한 협박용 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갖는다.

아직까지 알려진바로는 문제의 녹음테이프에는 이전장관의 뇌물수수 상황을 담은 내용이 없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현재 검찰은 문제의 녹음테이프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안강민(安剛民) 중수부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녹음테이프가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해 주었을 뿐 문제의 테이프를 확보하고 있는지 아니면 폐기됐는지 여부에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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