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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시론

"무역적자의 원인"

한국경제는 최근 위기신호를 보이고 있다. 과다한 수입과 수출부진으로 올해의 경상적자 규모는작년의 두배인 2백억달러 내외에 달할 것이고 외채규모도 1천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문민정권 출범이래 무역적자액은 매년 증가해 왔고 이에따라 외채규모도 점점 불어났다. 우리들은과다한 무역적자와 외채로 인한 1970년대 말의 경제적 위기감을 아직은 느끼고 있지 않지만 무역적자와 외채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한다면 20년전의 위기에 다시 직면할 수도 있다.北국외교의 대가들

한국의 무역수지는 전두환 정권 후반기에 우리나라 경제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이러한흑자는 노태우 정권초기까지 지속되다가 다시 적자로 돌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의 외채규모도 무역흑자기간에 급속히 감소했다가 그후 다시 증가하였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이래 이를 30여년동안 계속 유지하고 확대시켜온 일본과는 달리 우리의 무역흑자 신호는 한때 반짝하다가 꺼져버리고 만 것이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은 수출을 위해서는 자본재와 중간재를 수입해야만 하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 있지만 노정권과 김영삼정권의 정책에도 큰 책임이 있다. 노정권은 우리 역사상 처음 이룩한 무역흑자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경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여유자금을 소련과 동구제국과 국교를 맺기 위한 비용으로 낭비하였다. 우리가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이들 나라들과 국교를 맺을수있었을 텐데 서둘러서 귀중한 외화만 낭비한 격이 돼버리고 만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노정권은우리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업종전문화 정책을 수립해 놓고도 추진하지않고, 주택 2백만호 건설과 같은 경제경쟁력 배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집행하였다.

과소비 조장하는 세계화

김영삼 정권은 세계화 정책으로 우리의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다. 세계화 정책은 원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자는데 있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그 반대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세계화를 해야만 한다고 하니까 우리 국민들은 외국 상품을 아무 거리낌없이 과다하게 소비하고 있고 소비위주의 외국 여행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산품을 애용하고 근검절약하여 경제발전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제는 가지고 있지않다. 이러한 생각은 1950년대나 60년대에나 맞았던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의 역대정권과 식자들은 일본이 계속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데도 일본경제의 위기설을 퍼뜨려국민들이 일본 상품을 사용하고 근검절약하도록 유도하였다. 우리의 경우에는 한국경제가 어려워도 이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고 소비가 미덕이라는 식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오늘날의 과다수입과 외국여행 풍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근검절약 풍토가 관건

과거 우리 정부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으로 불필요한 수입을 억제할 수 있었다. WTO시대를 맞이해서 정부는 이러한 조처를 더이상 취할 수 없다. 앞으로 정부는 외국상품의 과다수입을 막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시장을 거의 완전히 개방해야만 되는 WTO시대라고도 하여도 국민들이 외국상품을 과다하게 소비하지 않으면 과다수입현상은 일어날 수 없다. 국민들이 외국상품을 사지 않으면 WTO시대에도 국내시장은 보호되고 이에따라 우리 산업도 보호를 받게 되는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우리 기업이 보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만 되겠지만정부도 최소한 과다한 외국상품소비를 조장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세계화 정책이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는 것을 숙지하고 이를 시정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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