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의료개혁위]에 기대 크다

개혁(改革)의 열매는 즉각 긍정적인 형태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걸 알면서도 부단히 개혁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옛 것을 고수(固守)하다가는 자멸(自滅)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지나온 역사가 웅변하고 있다. 법과 제도 관행과 관습은 변화되고 고쳐져야만 그 틀속의 사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것이다.

김영삼(金泳三)정부가 들어서면서 군(軍)개혁.실명제(實名制).교육.사법개혁등 각 분야 변화의 드라이브가 거세진 가운데, 아직도 진전없는 분야가 의료계라는 지적이 널리 퍼진게 사실이다.따라서 정부는 국무총리실에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개혁위원회 를 설치하기에 이른 것이다. 위원회는 의료계.법조계.학계등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되며 장.단기(長.短期) 개혁안을 만들 임무가 주어졌다.

위원회가 할 일은 포괄적으로 보면, 의료보장체계.의료인력수급방안.의료분쟁등 의료계의 현안들이다. 특히 한.약분쟁을 야기시켰던 한약사시험제도를 비롯한 의료인국가자격시험제도 개선방안.행위별 수가제(酬價制)를 대신한 포괄수가제의 도입여부등 의료계의 쟁점사항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입장이다.

이밖에도 의료계부조리근절책과 불법의료행위방지책.극빈계층에 대한 의료보호제도확대.의료취약지 공공병원의 기능강화등 의료서비스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점도 검토대상이 된다.우리는 여기서 의개위(醫改委)의 향후 활동에 큰 기대를 걸면서 몇가지 주문코자 한다. 첫째는 활동시한(장기계획경우 1년)에 쫓겨 어느 특정이익집단을 염두에 두는 개혁안을 만들어서는 안되겠다는 점이다. 또하나는 장기적으로 검토처리될 사안이외 최단시간내 마음만 먹으면 개선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히 마무리지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사실상 의료체계전체가 검토돼야만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변할지는 몰라도 진료대기시간의 대폭 축소등은 실천의지여하에 달렸다고 본다. 물론 진료시간예약제의 정착등이 선결돼야 하나 2시간 대기에 2분진료 라는 조사결과처럼 환자측의 진을 빼는 일은 빨리 없어져야겠다.의료업에 대한 설문조사때마다 나오는 지적이지만 의료인의 불친절도 당장 고칠 수 있다. 실제로경북지역의 모종합병원은 친절이 바로 치료라는 효과와 명성을 얻고 있다.

의료계의 본격개혁이전에 작은 것부터 고쳐나가자면 그 가짓수도 한정없을 것이다. 병.의원에 갔다가 되레 질병을 얻는 사례도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병의원의 청결문제는 개혁 과 별개로 봐야한다. 법과 제도는 민관이 힘을 합쳐 고쳐나가야겠지만, 수혜자를 위한 작은 봉사와 서비스개선에 우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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