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경제.문화등 지하화현상 확산

"체제비판적 저항세력 적지않아"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경제.문화 등 사회전반적으로 지하화현상이 확산되고 있어주목된다.

잇따른 홍수 피해와 생필품난으로 중앙배급제도가 마비된 북한에서 주민들이 먹고 입는 문제를암시장에 의존하는 등 지하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이 그동안실시해오던 농산물의 분조(分組)관리제를 고쳐 생산계획의 초과분에 대한 자유 처분 및 판매를허용한 것도 사실상 묵인돼온 양곡의 암거래를 합법화해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있다.

현재 북한에서 구(舊) 소련의 사미즈다트 와 같은 지하출판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생필품을 구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잦은 국경 출입으로 유입된 외부세계의 정보들이 일종의 지하언론의구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일성 부자 타도 투쟁을 촉구한 320호 사건 , 군장교들의쿠데타 기도사건 등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내에 체제 비판적인 저항세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주의 지하문화는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북한 전체 인구의 3분의 1(약 8백만명)을차지하는 청소년층에서는 혁명가요가 쇠퇴, 사랑을 주제로 한 트로트풍의 한국가요나 금지된 록음악을 담은 카세트, 비디오테이프등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 외화난 타개를 위해 골프장, 가라오케, 디스코테크 등도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인민복이나 흰저고리에 검정치마와 같은 집단주의적 복장 대신 자유스런 옷차림을 선호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사상적 해이를 막는다는 이유로 청바지와 여성들의 바지치마 차림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

과거 권력기관을 으뜸으로 치던 직업 선호도도 바뀌어 무역기관, 상점원 등 돈벌이에 유리한 직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같이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암암리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이 잇따라 발표한 노작 논문 등은 한결같이반동적, 이색적 사상조류 의 유입으로 사회주의권이 와해됐다는 역사적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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