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볼쇼이발레단의 무분별한 해외공연

"돈벌이 위한 '쇼 비즈니스' 비난"세계 정상을 자랑하는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이 최근 무분별한 해외공연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지난31일 끝난 미국 순회공연은 주요도시를 돌며 러시아 발레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순전히 돈벌이를 위한 쇼 비즈니스 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볼쇼이 명성을 팔아먹은 몰지각한 행위였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볼쇼이 팬들을 경악케 한 것은 이번 공연의 총 20작품중 12개가 세계적인환락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스트립 쇼 를 하던 무대에 백조의 호수와 실피다 같은 러시아 클래식 발레를 올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치욕이라고 팬들은분노하고 있다.더욱이 대부분의 공연에서 객석이 썰렁할 정도로 관객동원이 저조해 이번 미국 순회공연은 예술적 완성도는 고사하고 현지 비평가들의 시선도 끌지 못할 정도로 졸작이었다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러시아 발레를 선보이겠다는 이색적인 전략을 세우고 볼쇼이를 초청했던미국측 프로덕션도 역시 라스베이거스에는 스트립 쇼나 캉캉춤이 어울린다 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며 무려 1백50만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나마 LA에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러시아 이민들이 고국에 대한 향수를 갖고 극장을 찾는 바람에 체면치레를 했을 정도였다.

이번 공연이 볼쇼이 221년사(史)에 가장 큰 스캔들이라는 언론의 비난에 대해서 블라디미르 코코닌 단장은 단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더 큰 스캔들 이라고 대꾸했다.한마디로 이런 억지 해외공연이라도 떠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극장의 재정형편이 엉망이라는것이다. 현재 볼쇼이 솔리스트의 한달 월급은 200달러(약16만원)가 조금 넘는 정도이다. 그런데미국이나 일본에 나가면 무대에 한번 오를 때마다 최소한 6~7천달러의 개런티를 받을 수 있다.그러니 해외초청만 있으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갈 수 밖에 없다는 볼쇼이 측의 볼멘소리도 설득력이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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