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핵심부는 당초 신한국당의 지구당 개편대회가 대선 주자들의 경연장이 될 것을 우려했다. 대충 유력 대선주자들이 한바퀴 돈 현재까지는 내심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번처럼 대선주자간의 비방전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발언내용을 곰곰이 들여다 보면 현정부의 실정(失政)을 부각시키며 반사이득을 챙기려는발언도 눈에 띄고 또 타후보와 비교하며 우월적 위치를 과시하려는 등 대선후보자들이 위험수위를 넘지 않으면서도 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꾀 도 번뜩였다.
특히 이들의 상당수는 전국을 돌며 각지역의 구미에 맞는 지역발언을 자주 함으로써 사실상 득표전에 돌입한 느낌마저 던져 주었다.
우선 행사에 매번 참석한 이홍구대표는 당의 단합보다는 자신의 정견을 펼치는데 주력했다. 그는국민들이 경제와 안보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있다 며 은근히 현정부의 실정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 경제안정, 사회안전등 소위 3안(安)론을 펼쳤다. 부정부패문제도 빼놓지 않으면서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역설했다. 연설솜씨도 갈수록 늘어 이젠 프로정치인들을 뺨칠 정도였다.
이회창고문도 잘된 개혁은 짧은 기간 국민에 고통을 주고 성과를 이루는 반면 잘못된 개혁은 계속 고통을 주고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는다 며 현정부의 개혁정책을 비꼬기까지 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한 법정의 실현을부각시키기 위해 최근 안경사협회 로비사건에대해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종고문도 애당론(愛黨論)을 펼쳐 주목을 끌었지만 사실상 그 근거를 우리당은 연약한 난초같은 정당 으로 내세워 당내 인사들을 격하시키는등 다소 튀는 발언을 한 셈이다. 또 시종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가난한 선거를 해야 한다 며 마치 자신이 여권의 대선후보로 나서는 착각에 빠진듯한 인상마저 풍기는등 여론선두주자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이한동고문은 이들과 좀 다른 케이스다. 일단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시작한 것이다. 금융실명제, 정치관계법 개정등 현 정부의 일련의 개혁정책을 백년대계 차원에서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꼭 민주국가의 정치지도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며지도자란 정치의 춘하추동을 겪으면서 국민의 정성과 사랑을 거름으로 서서히 자라나는 한 그루느티나무와 같다 며 동석한 영입파들에게 무안을 주었다.
최형우고문은 철저히 무색무취한 얘기로 일관했다. 그는 개혁을 통해 당이 뭉쳐야만 국가와 국민의 화합을 이룰 수 있다 언급하며 당의 단합만을 유난히 역설하는데 그쳤다.
한편 이만섭고문은 대구 경북은 무주공산이 아니다 며 지역민들의 바람과 요청이 있을 경우 대선주자로 나설 뜻이 있음을 밝혀 당지도부를 긴장시켰다.
정가는 여권핵심부의 강도높은 단속속에서도 대선주자들이 이같은 곡예 발언을 하고 있는 점에비춰 정기국회 폐회를 계기로 이들의 현정부및 타후보들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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